초·중·고교 교육비로만 쓸 수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재정 칸막이’가 허물어진다. 정부는 교육교부금 재원을 대학과 평생교육, 유아교육 분야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교육부와 기획예산처는 교육교부금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개편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뒤 이달 말 발표를 목표로 세부안을 조율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기준으로 올해 76조4000억원 규모인 교육교부금은 시·도교육청에 배분돼 초·중·고교 교육비로만 사용된다. 대학 및 유아교육에는 쓸 수 없는 대표적 ‘칸막이 예산’이다. 반면 대학·평생교육 재원인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와 영유아 교육·보육 재원인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는 교육세와 일반회계에 의존하고 있다.

예산처와 교육부는 이 같은 재정 칸막이를 깨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교육 재정을 초·중등 교육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유아교육부터 대학·평생교육까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개편에 나선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육교부금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가 있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교부금은 급증하면서 재정 운용의 비효율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2015년 623만원에서 지난해 1371만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일부 교육청은 막대한 기금을 적립하거나 과도한 시설 투자에 나서는 등 재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반면 대학과 평생교육 분야는 만성적인 재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등록금 동결이 장기화한 데다 정부 지원도 한계가 있어 고등교육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교육계의 반발은 변수다. 시·도교육청과 교육감 단체는 교육교부금이 초·중등 교육의 안정적 재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활용 범위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