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의 부채 처리 방식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메타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도록 해 부채 부담이 실제보다 작아 보이는 착시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메타는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1250억~1450억달러(약 222조원)로 올려 잡았다. 지난해 관련 투자액(722억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빌린 돈의 상당 부분은 부채 항목에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짓고 있는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이다. 메타는 자금 조달을 위해 사모 대출 운용사 블루아울과 ‘베이그넷’이라는 SPC를 세웠다. 이후 SPC는 273억달러(약 41조원) 규모 선순위 담보부 채권을 발행했다. 핌코가 약 180억달러, 블랙록이 30억달러어치를 인수했다.

SPC 지분은 블루아울 펀드가 80%, 메타가 20%를 보유하고 있다. 메타는 SPC가 짓는 데이터센터를 건설 및 운영하고 장기 임대차 계약까지 맺지만 부채 273억달러는 메타에 귀속되지 않는다. 메타가 SPC의 ‘주된 수혜자’가 아니라고 블루아울과 합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PC가 발행한 채권에 매겨진 신용등급(A+)은 메타 신용등급(AA-)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이런 형태의 SPC는 미국에서 합법이다. 미국 회계기준에 따르면 ‘지배적 재무 이익’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재무제표 연결을 요구하지 않는다. 베이그넷의 투자금 유치 방식 또한 대형 인프라 사업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프로젝트 금융 기법이다. 다만 메타 주식 투자자는 재무제표만으로 메타의 채무 리스크를 판단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마이클 켐발레스트 JP모간 자산운용·투자전략 회장은 “회사채 발행분까지 반영한 메타 순부채를 차감 전 순이익(EBITDA)으로 나눈 비율은 37%지만 하이페리온 부채를 얹으면 63%로 뛴다”고 분석했다. 메타의 감사인도 베이그넷 관련 거래를 핵심 감사 사항으로 지정했다.

메타는 지난달 텍사스 엘패소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130억달러(약 19조원)가 넘는 두 번째 SPC 금융을 추진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