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브로드컴 쇼크' 영향과 외국인의 반도체주 위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미국 뉴욕증시 '브로드컴 쇼크' 영향과 외국인의 반도체주 위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70조원이 넘는 물량을 매도했지만, 시장의 펀더멘털 약화보다는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2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가며 코스피 시장에서 총 70조704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에도 장 초반 코스피가 4% 넘게 급등해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했지만, 외국인은 2조67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 CNBC는 이러한 외국인 매도 행렬과 관련해 골드만삭스가 "코스피 기술주와 자동차주의 자금 유출에 기인한 것"이라는 보고서 내용을 전하면서도 "많은 투자자와 전략가들은 외국인 매도가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시장 자체의 성공과 더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글로벌·신흥국 지수 내 한국 비중이 크게 확대됐고, 이에 따라 많은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와 리스크 한도를 맞추기 위해 보유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위험 한도 내에서 자산을 유지하려는 매니저들의 비중 축소가 이어졌다는 투자자들의 발언도 덧붙였다.

노무라의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가 체탄 세스는 "투자자와 고객들이 어쩔 수 없이 매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인도에서도 발생했는데, 인도 내 급증한 개인 투자자가 외국인 투자자들을 점차 밀어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격 하락 이후 더 나은 진입 시점을 기다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맨그룹의 재량형 주식운용 총괄 닉 윌콕스도 CNBC에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 증시가 신흥국 지수 내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구조적인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집중되면서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개별 종목 투자 한도에 근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시장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의 세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며 "지금은 기계적인 성격이 강한 움직임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마찬가지로 골드만삭스도 지난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며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상향 조정하고 추가 37% 상승 여력을 예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