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전문직 취업(H-1B) 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매사추세츠연방법원은 8일(현지시간) “H-1B 비자 관련 10만달러의 수수료는 의회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적인 세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민주당 인사가 주지사로 있는 캘리포니아 등 20개 주 법무장관은 고액의 비자 수수료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담당 판사는 “10만달러 지급의 본질과 적용을 살펴보면 그 명목이 수수료라도 사실상 세금이라는 점이 드러난다”고 판단했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비자다.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H-1B 비자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약 150만원)의 100배인 10만달러로 올렸다. 테크기업을 중심으로 H-1B 비자를 보유한 전문인력을 고용해온 산업계의 불만이 뒤따랐다.

수수료 인상 이후 미국의 H-1B 비자 신청은 대폭 위축됐다. 다만 미국 대형 인공지능(AI) 기업만 유일하게 H-1B 비자 신청을 늘리며 해외 인재 확보에 속도를 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앤스로픽, 오픈AI, 엔비디아 등 주요 AI 기업은 신규 채용과 갱신을 위한 H-1B 비자 인증 신청을 작년보다 대폭 늘렸다. 앤스로픽의 관련 비자 신청은 작년 2분기 10건에서 올 2분기 59건으로 증가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