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6월 9일 오후 3시 43분 한국경제신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에 게재됐습니다.

삼성전자가 광주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삼성전자가 호남 지역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첨단 패키징 기술이 반도체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게임체인저’로 부상하자 충남 아산 온양, 천안 등 충청권 중심인 패키징 거점을 호남까지 확장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광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의 투자 계획을 이르면 이달 말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주제로 열리는 이 간담회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

삼성전자의 신규 패키징 기지 건설은 온양캠퍼스 구축 이후 35년 만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전공정 라인을 포함하면 평택캠퍼스 착공 이후 11년 만이다. 업계에선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에 발맞춰 선제 투자를 대폭 확대하려는 이 회장의 결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광주를 신규 투자처로 낙점한 배경에는 수도권 전력 및 용수 공급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과 용인 일대에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 중이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대규모 전력을 수도권에서 추가로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호남 지역은 국내에서 태양광·해상풍력 발전 잠재력이 가장 커 전력 공급 유연성에서 수도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의 지방 투자 독려 기조도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에 가급적 지방에 투자해주면 지원하겠다고 살짝 압력도 넣고, 사실은 부탁한다”며 대기업의 비수도권 투자를 촉구했다.

김채연/김형규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