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은행, 창구직 줄여도 전문직은 늘렸다
5대 시중은행 인력 분석
점포 없애고 3년간 텔러 9% 줄여
AI·양자컴 등 전문가 14% 늘려
대규모 공채 줄고 수시 채용 증가
점포 없애고 3년간 텔러 9% 줄여
AI·양자컴 등 전문가 14% 늘려
대규모 공채 줄고 수시 채용 증가
◇ 창구직 줄고 전문직 늘고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임직원 수는 2022년 6만7272명에서 지난 3월말 6만3586명으로 3686명(5.5%) 감소했다. 특히 ‘텔러’로 통하는 창구직을 중심으로 영업점에서 그만두는 직원이 많았다.
희망퇴직을 통한 세대교체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는 2470명으로 2024년(1987명)보다 24% 증가했다. 2021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시중은행 인사 담당 임원은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물러나면서 일반 영업직보다는 기술금융 분야 같은 전문성 있는 인력이 부족해졌다”고 전했다.
전문 인력 수요가 늘면서 채용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대졸 신입사원 같은 표준 인재를 뽑는 대규모 공채보다는 적시에 필요한 인력을 선발하는 수시 채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의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은 2021년 400명에서 지난해 240명으로 줄어들었다. 대신 이 은행의 기업여신심사부는 산업분석 심사를 지원할 전문가를 5명 채용했다. AI와 온라인 관련 외부 전문가 4명을 영입했다.
◇ DX·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원인
은행권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인력 구성 변화 요인으로 꼽는다. 비대면 방식의 모바일 뱅킹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대면 인력 수요가 줄었다.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은행 영업점을 한 번도 찾지 않은 인구 비율이 53.3%에 달했다. 5대 은행의 국내 점포는 2021년 4188개에서 지난해 3749개로 439개 감소했다. 10곳 중 1곳이 인근 지점과 통폐합되는 방식으로 사라졌다.
대규모 퇴직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64~1974년생을 일컫는 ‘2차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이 예정돼 있어서다. 954만 명에 달하는 이들은 2034년까지 은퇴를 앞뒀다. 지난 3월 기준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전체 임직원의 19.7%가 2차 베이비붐 세대에 속했다.
희망퇴직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희망퇴직 대상을 40세로 완화하자 퇴직 신청자가 541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의 희망퇴직 인원도 각각 325명에서 410명으로, 391명에서 443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빠져나간 공백은 전문직이 채우고 있다. 특히 기술금융 분야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산업분석가와 변리사, 세무사, AI 전문가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엔씨소프트 출신 임원을 금융AI 2센터장으로 영입했다. 하나은행은 뜨는 신사업의 기술신용평가 능력을 키우기 위해 바이오 및 양자컴퓨팅 전문가를 채용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 담당자(RM) 영역에 에이전트를 도입해 AI가 숙련된 RM의 역할을 일부 대체하고 있다”며 “은행 전체 업무를 AI 중심으로 바꾸면 일반 은행원의 입지는 좁아지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