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정 "팝업 흥행의 핵심은 속도…실패 책임 묻지 않아"
올해 3월 초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버터떡’ 팝업스토어엔 매일 수십 명의 긴 대기 줄이 이어졌다. 인스타그램·틱톡 등 SNS에서 입소문이 날 조짐이 보이자 롯데백화점이 발 빠르게 팝업 매장을 세운 결과다. 당시 구글 트렌드에서 버터떡 검색 지수는 ‘0’이었지만 열흘이 지난 15일 정점(100)을 찍었다. 유행이 2~3주 남짓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르게 트렌드를 포착한 셈이다.

이 팝업을 주도한 이는 최유정 롯데백화점 MD(상품기획) 부문 델리&베이커리팀 바이어(사진)다. 최 바이어는 9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두쫀쿠, 봄동비빔밥, 버터떡, 창억떡 등 초단기 먹거리 트렌드의 핵심은 속도”라고 강조했다.

1996년생인 최 바이어는 “빠른 속도로 바뀌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유행에 민감한 1990년대생 직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린다”고 했다. 특정 팀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각 팀의 젊은 직원이 모였다가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체하는 식이다. 새로운 유행이 감지되면 다른 구성원으로 TF를 다시 꾸린다.

가장 최근 운영된 만우절 관련 ‘만식이 위크’ TF에는 제각각 다른 팀 소속의 1990년~1998년생 직원 네 명이 모였다. 최 바이어는 “밸런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 등 시즌 팝업은 많이 했지만, 만우절 관련 팝업은 처음이었다”며 “치밀한 전략을 짰다기보다 그저 ‘재밌을 것 같다’는 한 바이어의 의견에서 이벤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팝업 관련 아이디어는 중간 보고 단계 없이 곧장 부문장의 결재가 이뤄진다. 그는 “매출 등 측면에서 부진했다고 해서 책임을 묻지 않아 의견 개진이 활발하다”고 했다.

다음 기획은 ‘김밥’이다. 롯데백화점은 올 하반기 ‘김천 김밥축제’를 백화점으로 들여와 본점이나 잠실점에서 ‘김밥 스트리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15만 명이 몰린 지방자치단체 축제를 백화점으로 들여온다. 이를 위해 F&B 바이어는 전국 각지를 돌며 120여 곳의 로컬 맛집과 베이커리 등을 조사했다. 최 바이어는 “지역 먹거리 축제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르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