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업 회생’ 홈플러스, 메리츠와 국회서 비공개 간담회…입장 ‘평행선’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9일 국회에서 대면했다. 양측은 DIP(회생절차상 신규자금조달) 금융 제공 여부를 놓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충돌한 바 있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추가 담보 여력 규모와 DIP 금융 지원을 놓고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MBK파트너스 부회장)와 김종민 메리츠증권 사장·김중현 메리츠화재 사장 등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홈플러스 문제 해결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과와 함께 홈플러스 회생 절차에 관해 면담하는 자리를 가졌다. TF 위원장인 유동수 의원과 민병덕·김남근·이강일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김용범 메리츠금융그룹 부회장은 불참했다.

이날 홈플러스와 메리츠 경영진은 홈플러스의 잔존 부동산 가치를 놓고 가장 큰 입장차를 보였다. 메리츠는 2024년 홈플러스에 1조3000억원을 빌려주며 담보로 잡은 4조8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가치가 ‘3분의 1토막’인 1조5000억~1조800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담보 여력이 부족해 홈플러스에 추가 DIP 대출이 어렵다는 게 메리츠 측 설명이다. 반면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개시 이후 매각된 3개 점포(신내점·동광주점·유성점)의 시세를 근거로 메리츠가 주장하는 부동산 가치는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됐다는 입장이다.

메리츠는 이날 면담에서 홈플러스에 추가 DIP 대출 제공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청한 간담회 참석자는 “메리츠 측에서 굉장히 단호한 표현까지 써가며 추가 대출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며 “홈플러스는 DIP 대출로 운영자금이 투입되면 신규 인수자에도 어필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기존 채권자가 신규 대출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었는데 (회의 내내) 평행선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서 민주당 TF 의원들은 MBK와 메리츠 측을 상대로 “청산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회생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구체적 조치는 내놓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TF 소속 한 의원은 “메리츠는 MBK 책임을 말하고, MBK는 메리츠 등 채권단 협조를 말하는 식으로 서로 공을 넘기고 있다”며 “결국 둘 다 청산으로 가도 자신들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태도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홈플러스 부동산 신탁자산의 1순위 채권자인 메리츠는 홈플러스가 실제 ‘빚잔치’를 벌이게 되면 연 20%에 달하는 지연이자까지 회수하게 되는 만큼 내심 법원의 청산 결정을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TF 의원들로부터 제기됐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5월 홈플러스 회생 기간을 2개월 연장해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7월3일까지다. 법원은 이때까지 △DIP 금융으로 2000억원 마련 △인수후보자 선정 △수정 회생계획안 제출과 채권단 동의 등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추가 기한 연장은 어렵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송은경/하지은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