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어디까지"…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은 환율, 변수는? [분석+]
원·달러 환율 1550원 선 돌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고치
외환당국 구두 개입
"중동 리스크 해소 필요…외국인 이탈 완화돼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고치
외환당국 구두 개입
"중동 리스크 해소 필요…외국인 이탈 완화돼야"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16.1원 오른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6일 이후 최고치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서서히 오름폭을 반납해 하락 반전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4.1원 내린 15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는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수급 요인 외에도 역외 차액결제 선물환(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한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이탈을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원인으로 꼽는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경상수급 개선과 동떨어진 현재 환율 상승 이유는 수급에 기인한다"며 "연일 지속된 외국인의 주식시장 순매도와 이에 따른 커스터디(위탁보관) 달러 매수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달러 압력도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언급됐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져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유가 급등과 양호한 미국 경제 지표가 맞물리며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전환 기대가 커진 점은 전방위적 달러 강세를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안정화를 위해서는 대외적 리스크가 해소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약세 재료가 순차적으로 해소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데 제일 큰 하락 전환점은 많은 문제의 시작점인 미국과 이란 전쟁이 끝나고 달러의 힘이 약해지는 것밖에 없어 보인다"며 "그전까지 상단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을 자극할 이벤트가 다수 남아 있다. 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그리고 주식 수급과 밀접한 MSCI 리뷰 역시 6월에 예정돼 있다"며 "시점을 보면 당장의 원·달러 환율 안정화와 외국인 매도 진정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이탈 완화도 원·달러 환율 안정화를 위한 조건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포트폴리오 내 한국 비중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유지될 경우 외국인 매수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비중 축소의 구조적 성격을 감안할 때 구체적인 복귀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당분간 불확실성 요인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을 금융위기 징후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문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면 위험한 나라였지만, 지금은 자발적으로 거주자가 해외로 자금을 내보내 대외자산을 쌓아가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달러 수요가 높아져 최근 3년 사이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이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