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가 밀집한 서울 동대문구는 ‘민주당 텃밭’이다. 지난 3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우세 지역 15곳 중 한 곳. 정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보다 5500표를 더 받았다. 하지만 동대문구 이문1동에선 오 후보가 1800표가량 앞섰다. 지난해 3069가구 규모 래미안 라그란데 입주가 시작되면서 표심이 달라졌다. 노원구도 정 후보가 표를 더 가져갔지만 동 단위로 살펴보면 월계3동과 상계6·7·10동에서는 오 후보가 승리하며 표 차를 좁혔다. 이 지역은 ‘미미삼’(미륭·미성·삼호3차), 상계주공 등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곳이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그래픽=허라미 기자
수도권의 부동산 민심은 매서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시가격 상승으로 실거주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이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였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이 본격화한 양천, 자양동 일대 개발이 예정된 광진, 둔촌주공과 고덕 신축 벨트의 강동, 흑석뉴타운과 노량진 재개발이 진행되는 동작, 그리고 영등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대선에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인 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이긴 강동구 둔촌1동에선 오 후보가 정 후보(6366표)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1만1748표를 얻었다. 둔촌1동은 2024년 11월부터 입주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주민으로만 구성된 동네다. 송파구 가락1동(헬리오시티)도 비슷하다.

2030세대의 표심 변화도 부동산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규제로 전·월세 등 주거비 부담이 커진 데다 대출 규제 등으로 내 집 마련 문턱이 높아진 데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당일 X에 “부동산 불법 투기와 탈세는 이제 안 된다”며 “망국적인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은 반드시 탈출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정부가 개인의 부동산 욕망을 통제하려 한다는 반감이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준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은/구은서/최해련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