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중심으로 ‘8천피’까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던 코스피지수가 19일 급락한 것은 상승 동력이 된 반도체주가 조정받은 영향이다. SK하이닉스가 5% 넘게 내리는 등 차익 실현에 따른 하락장이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주를 더 담을 기회”라고 보면서도 “변동성을 감안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외국인 48조원어치 순매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16% 급락한 174만5000원에 마감했다. 최근 199만5000원까지 올라 ‘200만닉스’ 기대를 키웠지만 지난 13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1.96% 하락한 27만5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8.90%), LG전자(-11.66%) 등 로봇에 대한 기대로 최근 급등한 종목도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시가총액 30위권에 있는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종목 대부분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3.25% 하락한 7271.66까지 밀렸다. 15일 기록한 고점(8046.78) 대비 낙폭은 9.62%로 S&P500(-1.52%), 나스닥(-2.31%) 등 미국 지수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5.09%)와 대만 자취안지수(-5.27%)도 고점 대비 대폭 내렸지만 코스피지수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19일 외국인의 순매도로 코스피지수가 3.25% 급락한 7271.66에 거래를 마쳤다. /임형택 기자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순매도세가 꼽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7조34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삼성전자(2조5409억원)와 SK하이닉스(2조60억원)를 대거 팔아치웠다. 이달 7일 이후 이날까지 9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금액은 48조8961억원에 이른다. 개인이 같은 기간 47조241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증시를 떠받쳤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메모리 반도체주 호황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15일 이후 나타난 코스피지수 하락 흐름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6800~7100 부근에서 1차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전략은 ‘신중한 추가 매수’로 요약된다. 하락장 전환을 우려해 매도하기보다는 단기적으로 내린 반도체주를 더 담을 기회라는 설명이다.
최근 조정장이 나타나고 있지만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치는 상향되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분석의 근거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서비스인 에픽AI에 따르면 19일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46조4510억원으로, 작년 말 101조원에 비해 3배 이상으로 올랐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는 추세가 무너질 만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메모리 반도체주 호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 버블 우려가 시장에 있지만 사이클을 고려해 투자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구조적으로 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필수재가 됐다”며 “실적 변동성보다 이익 가시성을 더 길게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 수혜가 기대되는 전력기기·원전·로보틱스 업종”을 추천했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극단적인 대응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도한 위험 선호보다 대형 주도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고, 반등 타이밍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센터장은 “기존 주도주의 비중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점진적으로 매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이 확인되는 소비·유통 등으로 일부 확산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는 한국경제에서 증권가와 금융당국을 취재합니다. 최근 '진격의 증권산업', '투자대가 긴급 시장진단' 등의 기획 기사 작성을 주도했습니다. 올 초 급등한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5천피로 후퇴하는 모습, 그리고 다시 반등해 9천피를 달성하는 과정 등 시장의 상황을 발빠르게 전하고 있습니다.
2013년 입사해 생활경제부에서 4년 간 유통·식품 산업 전반을 취재했고, 경제부에서 6년 간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국무총리실, 한국은행 등을 담당했습니다. 네이버와의 합작회사(아그로플러스)를 설립해 네이버 FARM판을 운영한 경험도 있습니다.
서울대 농경제학과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2020년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해 경제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 연재코너로는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등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배성수 기자입니다. 증권부에서 공모 및 사모펀드와 증시, ETF 소식을 전합니다. 글로벌마켓팀도 겸임하고 있어 해외 증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입사 이후로는 IT분야와 전자, 자동차를 비롯한 대기업을 취재했고, 정치부에선 국회와 정당, 외교, 국방 분야 등을 두루 거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