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칼날에 15개월 만에 백지로…롯데·어피니티, 롯데렌탈 SPA 해지
롯데그룹과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롯데렌탈 지분 매각을 위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으로 15개월간 끌어온 대형 인수합병(M&A)이 결국 백지로 돌아가게 됐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이르면 이날 계약 해지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양측은 이미 딜 완주가 쉽지 않다는 쪽으로 공감대를 이룬 상태라 매각 측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보유 중인 롯데렌탈 지분 56.2%를 총 1조5728억원(주당 7만7115원)에 어피니티에 매각하는 SPA를 체결한 바 있다. 어피니티는 업계 2위 업체인 SK렌터카를 인수한 상태에서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사업자까지 인수하는 초대형 딜을 추진했다.

그러나 공정위가 올해 1월 기업결합을 불허하면서 거래가 좌초됐다. 공정위는 어피니티가 이미 SK렌터카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렌탈까지 품을 경우 장기 렌터카 시장 합산 점유율이 38%를 넘어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어피니티에는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민병철 어피니티 한국 대표가 사임했으며, 약 1년에 걸친 실사·법률·금융 비용 등 상당한 매몰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인수가 불발되자 SK렌터카를 매각하고, 롯데렌탈을 인수한다는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어피니티 본사 차원의 제동이 걸리며 뚜렷한 진전을 내지 못했다.

SPA 해지는 상호합의 방식으로 이뤄지며, 별도의 위약벌은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SPA에는 공정위 등 정부기관의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귀책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서다.

롯데렌탈은 새 주인 찾기에 다시 나설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사업구조 재편 차원에서 롯데렌탈 매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급매에 나설 상황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 등 여러 인수 후보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다양한 잠재 투자자들과 지분 매각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다은/송은경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