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지난 4월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열린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지난 4월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열린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화를 두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오는 21일 총파업 기로에 섰다. 사측이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와 상한 없는 보상제도 신설이라는 진전된 안을 제시하며 대화를 촉구했으나, 노조는 "진정성이 없다"며 파업 종료 시점인 6월 7일 이후에 대화에 응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삼성전자는 15일 오전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OPI) 제도화' 답변 요구에 대해 공문을 보내고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공문에서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당시 기존 OPI 제도의 재원을 '영업이익의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20%' 중 임직원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투명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강력히 요구해온 '성과급 상한 폐지'에 대해선 "기존 OPI 제도는 유지하되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유연한 방안을 제시했다"며 합의를 위한 접점을 모색했다.

삼성전자는 동시에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회사 측은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우려를 고려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하자"며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의 입장은 단호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사측의 답변은 제대로 된 공문으로 보기 어렵다"며 "교섭은 언제든 할 수 있는 만큼 파업이 끝나는 6월 7일 이후에 진행하겠다"고 대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2차 사후조정회의 참석하는 삼성전자 사측 대표. 연합뉴스
2차 사후조정회의 참석하는 삼성전자 사측 대표. 연합뉴스
노조는 사측 교섭위원의 자질과 진정성 문제도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후조정 당시 대화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이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200조 원도 안 될 것 같다는 비상식적인 발언을 하며 실적 규모를 속이고 있다"며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도 모르는 기만적인 태도"라고 날을 세웠다.

노조가 사측의 제안을 걷어차면서 오는 21일부터 예정인 파업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측은 전날부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에 대비해 비상관리체제에 돌입했다.

김채연/강해령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