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내서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한국판IRA(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이 목전인 가운데 '다이렉트페이(DP·직접환급제)' 제도가 병행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 주최 토론회에서 나왔다. 주요 지원 대상인 배터리·태양광 업계가 업황 악화로 애초에 낼 세금이 별로 없는 만큼, 현금성 지원을 덧대 실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재정경제부는 세수 감소를 이유로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하반기 법안 향방이 주목된다.

12일 안도걸·이연희·임호선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국회 토론회'에서 김기영 명지대 교수(한국회계학회장)는 "DP는 생산자 대상 공제를 도입할 때 반드시 결합해야 한다"며 "DP 관련법을 통과시킨다면 '100% 환급'을 전제해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태양광산업협회·LG에너지솔루션 등 업계 역시 "글로벌 보조금 전쟁 속에 현행 법인세 공제 방식은 적기 투자를 견인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판IRA는 국내에서 기업들이 생산을 늘리면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물건을 팔 때마다 지원이 나온다는 점에서 반도체 등의 연구개발(R&D)·설비투자에 적용되는 현행 R&D·투자세액공제와는 차이가 있다. 미국·일본 등에선 이미 비슷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한국판IRA는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 여파로 수출 산업이 위협받으면서 올해 7월 정부 세제개편안에 포함이 확정됐다. 다만 DP 병행 도입 여부는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생산세액공제는 배터리·태양광 업계 등 돈을 벌지 못해 낼 법인세가 적은 산업엔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공제받지 못한 비용을 현금으로 지급해 일종의 보조금 효과를 내자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다만 재경부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호진 재경부 조세특례제도과 사무관은 "실효성 측면에서 DP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보조금 제도를 세제로 도입하는 것은 국회 심의권을 침범할 수 있고 세수 실적이 좋지 않을 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R&D나 투자세액공제엔 왜 DP 도입이 안 되냐는 형평성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며 "조세 지출이 한번 도입하게 되면 항구화하는 경향도 있어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판IRA는 7월 정부 세법개정안이 발표되면 국회로 넘어와 11월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연말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1월부터 시행령·시행규칙이 마련돼 3월 전후로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DP 도입 여부는 재경위 조세소위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입장과는 달리 민주당에선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반영 여부가 주목된다. 안 의원은 이날 "(DP 도입은) 단기적 관점에선 세수 감소지만 우리 산업을 지키고 키운다는 입장에선 중장기적으로 세수가 증가하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DP에 대한 일몰 규정을 두는 등 단서를 달더라도 제도 도입은 필요하다"며 "기업 단위가 아닌 설비별 기준으로 두고 투자세액공제·생산세액공제를 선택하도록 해 중복 적용을 막는 보완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