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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탈법’에 대한 소고 [율촌의 노동법 라운지]
사람들이 모두 양심적이거나 준법정신이 투철한 것은 아니기에, 어느 영역이든 형식적인 ‘탈법’을 통해 규제를 벗어나 이익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마련이다. 인기 연예인이 형식적으로 1인 기획사를 설립하여 실질적으로 탈세를 한 사건이 최근 세간에 떠들썩했는데, 형식적 탈법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노동법 관계에도 탈법적 조치를 통해 노동법 또는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 받지 않으려는 몇 가지 대표적인 시도들이 있다.

노동계 대표 '탈법' 사례는

우선, 근로자를 형식상 개인사업자로 취급하면서 프리랜서계약이나 위촉·용역계약 등을 체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형식적으로는 근로자가 아니기에 해고 제한, 시간외수당, 연차휴가 등을 적용하지 않고, 4대 보험도 제공하지 않으며,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이러한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보수를 받은 때에는 법적으로 ‘근로자’로 평가된다. 주로 퇴직금 미지급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전면적으로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5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 내지 사업장임에도 여러 법인이나 여러 사업체인 것처럼 서류상 만들어 놓는 경우도 있다(이른바 ‘사업장 쪼개기’). 즉, 여러 업체로 근로자들의 소속을 분산시켜, 서류상 하나의 업체마다 근로자 수를 각 5인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서류상 사업체 수에도 불구하고, 실태에 있어 업무, 장소, 재무, 인사, 지휘감독 체계 등이 독립적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면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평가되고, 5인 이상 사업장으로서 근로기준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전면 적용된다.

근로자파견이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업무에 간접고용을 하기 위해 형식상 도급·용역계약을 통해 실질적으로 타업체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이른바 ‘위장도급’ 내지 ‘불법파견’). 계약의 명칭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타업체 소속 근로자를 직접 지휘·감독하면서 사용할 때는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으로 평가되고, 불법파견에 따른 직접고용의무 등이 발생하게 된다.

근로자에 대한 급여 부담을 덜고자, 모든 수당과 퇴직금 등이 기본급여에 포함되어 있다는 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다. 퇴직금에 관해서는 이러한 계약은 무효이고, 시간외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에 관해서는 감시·단속적 근무와 같이 실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경우에만 매우 제한적으로 이러한 계약이 유효하다.
노동 ‘탈법’에 대한 소고 [율촌의 노동법 라운지]

"노동 탈법의 '실질 불이익' 부여돼야"

노동법 관계에서 적용되는 법령들은 대부분 ‘강행법규’이기에, 위와 같은 형식상·서류상의 조치와 관계없이 실태를 기초로 판단되고 그에 따라 관련 법령이 적용된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시도들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사업주를 상대로 개별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법적으로 다투기는 쉽지 않고,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판단되기 전까지는 노동청도 서류에 따라 보수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기에, 사업주로서는 법적 다툼이 발생하여 법원 등에서 무효로 판단되기 전까지는 잠정적·실질적인 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탈법적 조치가 적발되거나 무효로 평가되더라도, 대부분은 원래 이행했어야 할 의무를 그제야 이행하게 될 뿐, 추가적인 불이익이나 실질적 제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탈법적 조치를 하더라도 적발될 가능성이 낮고, 적발되더라도 실질적인 추가 불이익이 크지 않다면, 탈법을 통해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유혹에 끌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법을 어기면 더 큰 불이익이 따를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높을 때, 법의 위하력(威嚇力)은 높아지고 불법이나 탈법은 줄어들게 된다. 이른바 ‘근로자 추정제’가 곧 도입 예정이지만, 이는 근로자성에 관한 법적 다툼이 발생한 경우 입증책임 전환에 관한 것이어서 위와 같은 탈법의 유혹을 근본적으로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가짜 프리랜서 계약이나 사업장 쪼개기를 막기 위해 ‘위장방지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정부도 정책세미나 등을 통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도화를 통해 탈법적 조치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불이익이 확실히 부여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한경 Law & Biz 필진> 김완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wansookim@yulch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