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봉쇄 풀어라"…사우디까지 美에 요청
우회로 홍해까지 막힐까 우려
이란 '해협밖 원유' 재고도 변수
이란 '해협밖 원유' 재고도 변수
사우디는 예맨과 아프리카 사이에 있는 바브엘만데브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해협은 사우디에서 수에즈운하에 진출하거나 아시아로 나가는 선박이 지나는 핵심 항로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후 사우디 원유 수출의 우회로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에서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지나는 비중은 12%로 추산된다.
이란은 친이란 성향의 예맨 후티 반군에 해협 봉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에 어떤 조치를 취한다면 바브엘만데브해협도 잃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사우디 외에 다른 중동 국가도 미국에 역봉쇄를 풀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중동 국가 정부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많은 국가가 미국에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경제적 생명줄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풀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역봉쇄 조치가 이란의 원유 수출에 즉각적인 타격을 못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WSJ는 이날 호르무즈해협 밖 해상에 1억5400만 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가 선적된 채 대기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부분 중국 수출용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적 물량은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량(약 150만 배럴)의 100배 수준이다. 호르무즈해협이 막혀도 이란이 오는 7월 말까지는 원유 수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 봉쇄를 통해 이란의 석유 수출을 차단하고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를 바란다”며 “하지만 해상 석유 비축량을 고려하면 ‘세계 경제보다 더 오랜 기간 혼란을 견딜 수 있다’는 이란의 확신이 단순한 허세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