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서울 집은 파는 거 아니래요"…'증여 러시' 확산 [돈앤톡]
강남3구 중심이던 증여 열풍, 서울 전역으로
1년 전보다 종로·성북·구로서 증여 폭발적 증가
"'저점에 물려주자'…집값 상승 기대감 깔려"
1년 전보다 종로·성북·구로서 증여 폭발적 증가
"'저점에 물려주자'…집값 상승 기대감 깔려"
"서울에 집이 두 채 있습니다. 가격도 꽤 올랐고, 세금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진다고 하니 한 채는 정리할까 싶었죠. 그런데 주변에서 '서울 집은 파는 게 아니라 물려주는 것'이라며 말리더라고요. 결국 세금을 좀 더 내더라도 자식에게 증여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성북구의 아파트를 자녀에게 증여한 60대 A씨)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이 외곽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이런 수요 쏠림 흐름이 증여 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나타난 '증여 열풍'이 서울 전역, 특히 성북구 등 외곽 지역으로 빠르게 옮겨붙는 모양새입니다. '집값 상승'을 예견하는 집주인들이 상대적으로 저점이라고 판단되는 시점에 자녀에게 등기를 넘기려는 셈법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7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증여 건수는 138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증여 건수는 올해 들어 지난 1월(785건)부터 2월 903건을 거쳐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이는 2384건 증여를 기록한 2022년 12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성북구 역시 10건에서 44건으로 늘어나며 340% 넘게 폭증했습니다. 이어 구로구(13건 → 50건), 마포구(22건 → 81건), 광진구(18건 → 65건), 금천구(11건 → 36건) 등에서 각각 20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강남구의 증가율은 30.3%(66건 → 86건) 수준에 그쳤습니다. 강남권 자산가들이 선제적으로 증여를 마친 사이, 외곽 지역 보유자들이 '증여 열차'에 올라탄 것으로 보입니다.
크게 보면 증여가 늘어나는 요인은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우선 집값이 한 차례 조정된 후 증여가 급증했습니다. 집값이 내려간 뒤에는 증여세를 아끼면서 집을 물려줄 기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우엔 후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은퇴한 고령층 주택 보유자들이 '집값 상승'을 점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송 대표는 지역별 온도 차에 대해서는 "강남권에서는 이미 선제적으로 증여를 마친 경우가 많다"며 "반면 외곽 지역은 가격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뎠는데, 보유자들이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저렴한 가액으로 자녀에게 넘기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