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부터 헤일리 비버까지, 올 봄 패션 치트키는 '이것' [임이랑의 트렌드 산책]
정해진 규칙 없는 스카프의 매력
계절은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가장 먼저 알아차리게 마련이다. 올 봄, 스카프의 유행이 심상치가 않다. 여기저기서 아니 어디에도 스카프가 빠지지 않는다. 간절기 아이템으로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아닌가 싶지만 이번엔 그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액세서리 정도가 아니라 패션의 확실한 포인트, 룩의 정점으로 스카프가 입지를 굳히고 있다.
패션은 10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설이 있다.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 같은 뮤즈는 늘 있었고 그녀들에게는 스카프가 있었다. 1950년대를 살아본 적 없는 요즘 사람들도 영화 로마의 휴일 속 오드리햅번을 알고 있다. 스페인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이나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그녀의 스타일은 지금도 클래식의 대명사이자 타임리스 아이콘으로 기억된다.
캐리 브래드쇼의 25년 전 룩은 요즘의 스타일과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지금의 유행을 예측이라도 한 듯이 세련되고 멋지다. 스카프를 여기저기 두르는 건 기본이고, 두건처럼 머리에 쓴 그녀의 스카프 스타일링은 20여 년이 흐른 요즘 가장 핫한 셀럽의 코디에 다시 등장한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소비의 패턴이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실용주의로 돌아선 지 오래된 최근의 소비 경향을 볼 때 ‘스카프’의 유행은 립스틱 효과와 무관하지 않다. 립스틱 효과는 경기 침체기에 고가의 내구재 소비를 줄이고 립스틱 같은 작은 사치품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쉽게 말해 명품백은 사지 않아도 기분 전환용 립스틱은 산다는 말이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여성들의 립스틱 컬러가 더욱 붉어진다"는 이야기와도 맥락을 같이할 것이다.
가디건이나 스웨터를 허리에 묶는 방법이 클래식한 방법이라면 요즘엔 스카프를 삼각형으로 접어 벨트처럼 묶어준다. 여유 있는 핏의 데님에 무심하게 묶은 스카프 코디. 쿨하고 경쾌하다. 매번 드는 가방이 지겹다면 스카프를 바꿔 묶어주는 것만으로도 분위기 전환이 된다. 가방의 스트랩을 따라 돌돌 묶어주는 방법 말고도 리본처럼 묶어 주면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머리에 둘러주면 MZ 무드가 된다. 스냅백이나 볼캡을 쓰고 그 위에 스카프를 두르면 스카프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힙해진다. 한가지로 수십가지의 변형이 가능한 만능 치트키라 부를만 하다.
유행하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어떤 연예인이 무엇을 쓰고 입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나의 취향을 아는 것,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스타일이 가장 어울리는 지를 아는 것이 패션의 시작 아닐까. 내 몸과 내 스타일을 가장 잘 아는 건 스스로이기 때문에 나의 취향을 알고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다보면 나만의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정립된다.
나의 스타일의 찾는 과정은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미디어와 AI 의 놀라운 발전으로 그 과정이 누구나에게 쉽게 열려 있는 시대가 됐다. 셀럽의 룩이나 핀터레스트 등을 통한 스타일 무드를 참고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과 섞어 도전해 보는 게 중요하다. 힌트를 얻어 내 식대로 해석해 보는 것. 이 과정이 있어야만 그저 유행을 따라한 룩이 아니라 나에게 잘 맞는 룩이 될 것이다.
계절이 바뀌니 무언가 새로운 아이템을 사고 싶다면, 가격대가 다소 부담스러운 아우터나 가방 보다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스카프를 추천한다. 심플한 룩에 스카프 하나만 둘러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가방에 묶거나 헤어 액세서리로도 활용 가능한 전천후 아이템. 작지만 확실한 포인트가 되는 스카프로 성큼 다가온 봄을 경쾌하게 맞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