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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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먹고 연말에 보너스 받을래? 양주 마시다가 빈손으로 갈래?”

메리츠증권은 한 때 '삼겹살 회식'을 고수하며 철저하게 비용을 관리했다. 술값과 접대비를 아껴 연말 성과급을 더 후하게 지급하자는 게 경영진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물가라면 당시 증권사 경영진의 계산도 달라졌을 것이다. 삼겹살 값 1인분이 2만원을 크게 웃돌아서다.

지난달 서울 식당의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은 2만1000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칼국수 가격은 1만원에 육박했고, 미용실 여성 커트 비용도 2만5000원에 육박했다. 외식비와 생활 서비스 요금이 줄줄이 오르면서 체감물가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도 않은 것을 고려할 때 앞으로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대표 외식 메뉴 8종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외식 메뉴 가운데 김밥 한 줄의 가격이 3538원에서 3800원으로 7.4%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칼국수 한 그릇은 5.3% 오른 9962원으로 1만원을 곧 넘어설 전망이다. 삼겹살 1인분(200g 기준)과 삼계탕 가격도 각각 2만1141원, 1만8154원으로 전년 대비 4.3%, 4.7% 올랐다. 냉면(1만2538원)·비빔밥(1만1615원)은 서울 평균 가격이 1만2000원 안팎을 넘나든다.

이처럼 외식비가 치솟은 것은 인건비와 임차료, 전기·가스 요금 등 각종 비용이 나란히 오름세를 보인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수입 식재료의 원화 환산 가격이 불어난 것도 외식비 인상으로 이어졌다.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수입물가도 치솟고 있다. 지난 2월 수입물가는 전월에 비해 1.1% 상승하며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외식 물가는 당분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는 등 물가 전반에 추가 압력이 가해질 수 있어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3대 가축 전염병’까지 확산하면서 외식비 인상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식당의 주요 식재료인 달걀 가격부터 뜀박질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달걀 10개의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3898원으로 1년 전(3159원)보다 23.4%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AI에 따라 산란계 살처분 규모가 980만 마리를 넘어선 영향이 작용했다. 살처분 규모는 전년 동기(483만 마리)의 2배 수준이었다. 닭고기(육계) 평균 가격은 kg당 6270원으로 1년 전보다 8.1% 뛰었다. 같은 기간 한우 1+등급 안심 가격도 100g당 1만5629원으로 15.7% 상승했다. 삼겹살 100g당 가격도 2640원으로 3.6% 올랐다.

외식비는 물론 생활 서비스 요금도 치솟고 있다.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성인 여성 커트 1회 비용(미용비) 평균은 전년 동월 대비 4.9% 오른 2만4615원이었다. 남성 커트 비용은 1만3077원으로 4.3% 상승했다. 평균 신사복 상·하 드라이클리닝(다림질 포함) 가격은 11.9% 오른 1만846원으로 처음 1만원을 넘어섰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