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마이크론보다 엔비디아"…단기 종전, 랠리 vs 불확실, 살 때 아냐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배럴당 80달러 밑에서 안정?
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수위를 대변하는 프록시(proxy)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란 위기가 세계 경제와 거시 시장에 미치는 주요 전파 경로는 유가"라고 밝혔습니다. 브렌트유는 개장과 함께 한때 10% 넘게 뛰면서 배럴당 82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통행이 거의 중단되고 바브 알 만답 해협에서는 최소 3척의 유조선이 포격을 받았습니다. 또 사우디 아람코의 세계 최대 규모인 라스 타누라 정유 시설, 카타르의 세계 최대 LNG 수출 플랜트인 라스 라판 에너지 단지 등 지역 곳곳의 석유와 천연가스 시설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응해 OPEC+가 4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하면서 조금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충분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2일(미 동부시간)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0.9~1.1%에 이르는 큰 폭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에너지와 방산주는 급등하고, 항공주와 호텔, 크루즈 주식은 매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내려오자 주식 매수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13% 급등했던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7.74달러로 6.7%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6.3% 오른 배럴당 71.2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JP모건은 "유가 추이는 궁극적으로 네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라고 지적했는데요. 첫째, 공급이 얼마나 차질을 빚는지, 둘째, 차질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셋째, 차질이 장기화하면 전략비축유 방출을 포함한 대체 공급원이 신속히 동원될지, 넷째, 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라면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기존 유가 전망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상쇄 조치(예: 예비 생산능력 활용, 전략비축유 방출)가 없는 경우→위험 프리미엄 15달러
▶예비 생산능력(하루 4백만 배럴)을 모두 사용할 경우→위험 프리미엄 12달러
▶예비 생산능력을 모두 사용하고 세계 전략비축유(SPR)가 1개월 동안 하루 200만 배럴(mb/d) 속도로 방출될 경우→위험 프리미엄 10달러
▶예비 생산능력을 모두 사용하고+해협 50% 부분 폐쇄→위험 프리미엄 4달러
▶예비 생산능력을 모두 사용하고+해협 25% 부분 폐쇄→위험 프리미엄 1달러
기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세 전쟁을 끝낼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베렌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가의 장기 급등을 막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가가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도 오름세로 전환된 것이죠.
투자자들이 희망하는 대로 중동 정세가 움직인다면 거시경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입니다. 웰스파고는 "유가가 10%, 30% 지속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미국의 경기 침체를 유발하거나 근원 인플레이션 추이를 크게 바꾸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높아지지만, 실질 소비 지출 감소 및 경제 성장률 하락 폭은 미미한 수준(연간 0.1~0.2%포인트)에 그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웰스파고 분석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이 터졌을 때 S&P500 지수는 1일, 3일, 7일 이내에는 평균적으로 하락합니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클레이스의 에마뉘엘 카우 전략가는 "미국과 이란 분쟁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고 있으며, AI로 인한 잠재적 디플레이션 우려와 신용 건전성 문제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면서 "투자자들이 이란의 보복, 하메니이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불확실성, 에너지 및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 항공 여행 등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충격을 평가함에 따라 시장이 계속 방어적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유가가 핵심이며 다른 시장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우리는 상당한 공급 차질이 나타나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필요하면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이미 예상했던 시간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 군 지도부를 제거하는 데 4주를 예상했지만, 알다시피 그건 약 1시간 만에 끝났다
▷목표는 분명하다 ⑴ 이란의 미사일 능력 파괴하는 것이고 ⑵ 해군의 궤멸(이미 10척을 격침했다) ⑶ 절대 핵무기를 못 갖게 하겠다 ⑷국경 밖에서 테러단체를 무장시키고 지원하지 못하게 하겠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더 큰 대규모 작전이 남아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 금리가 치솟았다…왜?
안전자산인 금, 달러는 모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미 국채 가격은 급락세(금리 상승)를 나타냈습니다.
10년물 기준 수익률이 초반에는 잠깐 3.94%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금세 상승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오후 3시 13분 뉴욕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8.6bp 급등한 4.048%, 2년물은 10.4bp나 올라서 3.481%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웰스파고는 "지불가격이 거의 12포인트 급등했는데, ISM은 '철강 및 알루미늄 상승과 수입품 관세가 영향을 미쳤다'라고 풀이했다. 가계는 금속을 직접 많이 사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3. 빅테크 내년에도 돈 쓴다? 엔비디아 부활
시장을 밀어 올린 것은 지난주 '경이로운 실적'을 발표한 뒤 이틀 연속 급락했던 엔비디아였습니다. 아침부터 2~3%대 상승했는데요. 월가의 강력한 매수 추천이 잇따른 게 원인이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반도체 '톱 픽‘으로 마이크론을 꼽아왔는데요. 이를 엔비디아로 교체한 것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일부 투자자들이 2026년을 메모리 업황 '탈출 시점'으로 잡고 포지셔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마이크론이 아니라 엔비디아를 ’톱 픽‘으로 선정한 이유는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심리가 마이크론보다 더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코 마이크론에 대한 부정적 의견 제시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인튜이트(+2.45%) 서비스나우(+1.30%) 스노우플레이크(+1.14%) 도큐사인(+2.42%) 팔로알토네트웍스(+0.83%) 등은 상승했는데요. SAP(-2.74%) 세일즈포스(-0.94%) 어도비(-0.58%) 데이터독(-0.76%) 망고DB(-1.05%) 등은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제프리스는 AI가 여러 기업의 ‘해자(moat)’를 허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해자가 사라지면 그 기업의 사업은 범용화(commodity)되고, 가격은 하락하며, 장기 수익률도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AI가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세 가지 경로를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⑴ 전환 비용(Switching Costs) 하락 – 예) 유니티, 망고DB 등
=과거에는 개발자가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거나 망고DB를 데이터베이스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것이 매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 AI가 코드와 자산을 즉시 '변환'해 줄 수 있어, 고객이 더 저렴한 경쟁사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⑵ 범용화(Commoditization) – 예) 듀오링고
=듀오링크는 언어 학습 분야의 선도 기업이다. 그러나 AI가 무료 또는 매우 낮은 비용으로 완벽하게 개인화된 AI 튜터를 제공할 수 있다면, 특화된 콘텐츠는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되지 않는다. 결국 범용 서비스로 전락할 수 있다.
⑶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 – 예) 로빈후드, 도어대시
=이는 ‘중개자를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AI 에이전트가 최적의 거래나 최적의 음식 배달 옵션을 자동으로 찾아준다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브랜드는 고객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잃을 수 있다.
4. 싸진 빅테크…3월에는 상승?
결국 S&P500 지수는 0.04% 강보합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스닥은 0.36% 올랐지만, 다우는 0.15% 내렸습니다.
에너지 주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엑손모빌(1.13%) 셰브런(1.52%) 코노코필립스(4.21%) 등이 유가 상승에 힘입어 올랐습니다. 록히드마틴(2.83%) 노스롭그루먼(6.02%) RTX(4.71%) 등 방산 기업도 무기 수요 증가를 이유로 큰 폭 상승했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이란 전쟁’ 관련 수혜주(Winners)로 방산주, 북미 에너지주, 사이버보안주를 꼽았고요. 피해주(Losers)로는 항공사, 크루즈 업체, 소비재(임의소비재) 업종을 제시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실적 부진으로 4.91% 폭락했습니다. 지난 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30% 감소했고, 보험 인수 이익은 54% 줄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