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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영화 '휴민트'의 마케팅 비밀 병기, 숏폼 대신 박정민의 사진전
다음달 11일 개봉 '휴민트'
DDP 기획전 이색 마케팅 눈길
미공개 스틸, 배우 촬영 사진 등
생생한 영화 현장 분위기 전달
사전예약으로 2500명 몰려
DDP 기획전 이색 마케팅 눈길
미공개 스틸, 배우 촬영 사진 등
생생한 영화 현장 분위기 전달
사전예약으로 2500명 몰려
별도의 디지털 캠페인이나 돈을 들인 홍보 없이도 구름인파를 끌어모은 이 시도는 원초적인 ‘오프라인의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엄지손가락 알고리즘에 빠진 현대인에게 특정 장소에 모여 감각을 현실화하는 경험은 예술적 자극이 되는 동시에 그 자체로 강력한 마케팅이 된다는 뜻이다.
이런 오프라인의 역습은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도 관찰된다. 내달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의 독특한 마케팅이 그렇다. 시끌벅적한 SNS에 올린 파편적인 바이럴 대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한켠의 조용한 이간수문 갤러리 벽면을 선택했다. 지난 12일부터 25일까지 2주 간 미공개 스틸, 예고영상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연 것. 기꺼이 시간을 내 발걸음한 예비관객에게 올해 극장가 기대작의 실마리를 파악할 수 있는 판을 미리 깔았다.
전시장에 걸린 특별한 사진들은 이런 관람객의 영화에 대한 상상을 선명하게 바꾼다. 라트비아에서 촬영한 영화의 스틸 이미지들은 현장의 날카로운 겨울 공기를 옮겨놨다. ‘휴민트’는 약 6개월 간 라트비아 로케이션 헌팅을 했다. 영화의 메인 배경인 블라디보스토크와 비슷한 풍광을 가진 데다, 13년 전 류 감독이 영화 ‘베를린’ 제작 당시 라트비아에서 촬영하며 좋은 결과물을 얻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 걸린 김진영 작가의 미공개 스틸컷들은 유럽 귀퉁이의 쓸쓸한 정취를 정교하게 담아냈다.
김 작가의 공식스틸이 영화의 묵직한 세계관을 보여준다면, 박정민의 작품에선 뷰파인더 너머의 애정 어린 시선이 돋보인다. 대사 외에 배우와 감독이 예비 관객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통로가 되는 셈이다. 배급사 측은 “전시를 염두하고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특별전을 기획하면서 관객과 소통할 좋은 창구가 됐다”면서 “배우가 직접 사진 보정과 작품 배치 등 전시 준비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홍보하는 기획전시가 DDP에서 열리는 건 그 자체로 이색적이다. 디자인과 건축,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의 프로젝트가 주로 열리는 DDP에선 맥락 없는 노골적 ‘팝업 스토어형’ 상업 이벤트는 들어가기 쉽지 않다. 그만큼 이번 특별전이 일방적인 영화 광고를 넘어 로케이션의 미학을 담은 사진전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이소정 NEW 홍보마케팅 과장은 “최근 콘텐츠 소비 패턴이 숏폼 등으로 바뀌었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문화 역시 강해지고 있다”면서 “영화의 스케일과 서사를 말로 설명하기보단 예비 관객을 영화적 공간에 초대해 느끼게 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