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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두쫀쿠와 K융합
멍거 부회장이 평소 좋아하던 음식에 스팸도 있다고 한다.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스팸을 즐기는 그가 분명 반했을 한국 음식이 또 있다. 부대찌개다.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햄과 소시지를 기본으로 마카로니, 통조림 콩, 치즈를 얹고 김치, 사골육수, 라면까지 섞는 이 혼잡스러운 부조화의 조화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인스턴트 라면의 본산 일본 닛신식품이 ‘부대찌개(Korean Army Stew) 맛 컵라면’을 내놨을 정도다.
섞고 섞이며 진화해온 K푸드에 김밥도 있다. 일본 노리마키에서 유래했지만, 한국 김밥은 일본 마키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햄, 시금치, 단무지, 계란지단, 우엉, 맛살, 어묵 등 다채로운 속 재료와 충무김밥, 키토김밥 등 다양한 파생 메뉴로 독창적인 영역을 이뤘다. 유튜브나 SNS에서 김밥을 먹고 자랑하는 미국 유명 연예인들의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치킨, 부대찌개, 김밥처럼 ‘원조와 변형 사이’에서 싹튼 또 하나의 K푸드가 있다. 요즘 가장 핫한 디저트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다. 중동식 면 튀김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조합인 두바이 초콜릿의 한국식 변형이다. 마시멜로를 녹여 만든 쫀득한 반죽 안에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넣은 이 조그마한 쿠키 때문에 곳곳이 난리다. 재료값이 급등해 두쫀쿠 인플레라는 말도 생겼다. 척박한 땅에 이렇다 할 음식 재료가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우리가 키운 식문화는 융합과 파생이다. 우리의 성장 과정도 흡사하다. “네가 먹는 것이 너(You are what you eat)”란 말이 떠오른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