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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태릉골프장
이 골프장이 다시 주목받은 것은 문재인 정부의 2020년 8·4 부동산 대책에 포함되면서다. 83만㎡에 달하는 골프장 부지에 주택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것. 당시 정부는 이듬해 입주자 사전 청약을 받겠다고 할 정도로 개발에 자신감을 보였다. 국가 소유 부지여서 그린벨트 해제와 용도 변경만 하면 된다고 판단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된 이 계획은 이내 교통 혼잡, 자연 파괴 등을 우려하는 지역사회와 주민 반대에 직면했다. 정부는 2021년 건립 가구를 1만 가구에서 6800가구로 줄이는 절충안까지 마련했지만, 개발은 지지부진했다.
정부가 태릉골프장 개발을 다시 추진한다는 한경 단독 보도(1월 21일자 A1, 2면)다. 이르면 이달 안에 발표될 주택공급 대책에 포함될 예정이다. 건립 규모를 5000~6000가구로 더 축소하는 대신 문화·교통 인프라를 추가하는 조건으로 지자체와 협의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개발 성공은 미지수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주민 설득이나 행정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태릉골프장이 조선 왕릉인 태릉·강릉 인근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은 과거 왕릉 경관의 훼손 우려를 들어 개발에 반대한 바 있다. 만약 이번 개발에 찬성으로 돌아선다면 최근 종묘 문제와 관련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소지도 있다. 서울 내 택지 마련은 정말 쉽지 않다.
서욱진 논설위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