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통화(M2)량 비율이 미국의 2.2배로 조사됐다. 확장재정 등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환율을 밀어 올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M2 비중은 작년 3분기 153.8%로 미국(71.4%)보다 2.2배 많았다. 한국의 GDP 대비 M2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3분기 100.1%로 100%를 넘어선 뒤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23년 1분기 157.8%로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듬해 4분기 151.6%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미국은 코로나19 직전 60%대에서 2020년 2분기 90.9%로 가파르게 치솟았다가 2022년 4분기 이후 80% 밑으로 내려왔다.
한국의 수치는 다른 주요국보다도 높다. 유로 지역의 지난해 3분기 GDP 대비 M3 비율은 108.5%로 집계됐다. 2021년 1분기 126.7%까지 뛰었으나 이후 추세 하락해 지난해 1분기부터 110%를 밑돌았다. 유로 지역은 광의통화량을 만기가 긴 금융상품 등을 포함해 M3로 표시한다.
일부 전문가는 완화적 재정·통화정책에 따른 한국의 M2 증가율을 최근 고환율의 주요인으로 지목한다. 국민의힘은 “통화량을 늘려 원화 가치만 떨어뜨리는 돈 풀기를 하고 있다”(박 의원)며 확장 재정과 통화 완화 정책을 정치 이슈로 만들고 있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은은 “통화량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GDP 대비 M2 비율에 대해서는 금융 시스템 차이 등으로 직접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 은행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창출돼 M2에 포함되는 반면 미국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이 공급돼 M2 바깥의 유동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과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비슷한 일본(M3로 표시)의 GDP 대비 M2 비율은 지난해 3분기 243.3%로,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보다 높았다.
한은은 최근 환율 상승세가 통화량보다는 수급 요인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권용오 한은 국제금융연구팀장은 이날 ‘외환시장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 흐름 변화와 외환 수급 변화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지난해 1~10월 해외 투자 등으로 빠져나간 외화 순유출 규모는 196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2024년 같은 기간 순유출 규모는 5억달러에 그쳤다. 한국과 미국 간 성장률 격차 확대, 주식시장 기대 수익률 격차 등도 최근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강진규 기자는 한국경제에서 증권가와 금융당국을 취재합니다. 최근 '진격의 증권산업', '투자대가 긴급 시장진단' 등의 기획 기사 작성을 주도했습니다. 올 초 급등한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5천피로 후퇴하는 모습, 그리고 다시 반등해 9천피를 달성하는 과정 등 시장의 상황을 발빠르게 전하고 있습니다.
2013년 입사해 생활경제부에서 4년 간 유통·식품 산업 전반을 취재했고, 경제부에서 6년 간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국무총리실, 한국은행 등을 담당했습니다. 네이버와의 합작회사(아그로플러스)를 설립해 네이버 FARM판을 운영한 경험도 있습니다.
서울대 농경제학과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2020년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해 경제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 연재코너로는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