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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술관 점령한 인상주의 명작…당신의 선택은
세종문화회관/예술의전당/국립중앙박물관
인상주의 전시 비교 분석
인상주의 전시 비교 분석
세 전시 모두 해외 유수 미술관의 주요 작품을 가져온 대형 기획전. 이처럼 수준 높은 대규모 인상주의 전시 기획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대표작 ‘피아노 치는 소녀들’ 세 점 중 두 점이 국립중앙박물관과 예술의전당에 동시에 나왔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세 전시를 모두 보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다. 무엇을 봐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각 전시의 특징과 장단점을 비교 분석했다.
중후한 명작의 향연,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제목은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까지’다. 제목 그대로 현대미술 이전의 서양미술사 전체를 조망한다.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 소장품 65점이 왔다.
작품 하나하나 수준이 높다. 클로드 모네의 ‘샤이의 건초더미들’,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의 ‘양치기 소녀’, 호아킨 소로야의 ‘라 그란하의 마리아’ 등 여러 대가의 수작이 다수 나왔다. 샌디에이고미술관 관계자는 “한 번도 해외로 반출하지 않았던 작품이 28점이나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푸른 눈의 소년’도 주목할 만하다. 감상 포인트는 그림 왼쪽 아랫부분. 소년의 어깨 부분에 모딜리아니가 실수로 남긴 지문이 있다. 육안으로 지문까지 확인하는 건 어렵지만, 빨간 물감이 번진 부분은 알아볼 수 있다. 미술관 측이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했다고 한다.
르누아르·세잔 좋아한다면, 예술의전당
인상파 동료로 만난 두 화가는 1880년대부터 노년까지 서로 예술에 대한 고민을 나누곤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추구한 화풍은 전혀 달랐다. 르누아르가 부드러운 붓터치로 인상주의 테두리 안에서 인물화의 따뜻함을 극대화했다면, 세잔은 견고한 구조와 투박한 색채로 인상주의를 해체하고 현대미술의 문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 사람의 화풍이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대조할 수 있다.
르누아르의 아름다운 꽃다발 그림을 가볍게 즐기고 싶은 관람객부터 세잔이 정물화에 담은 구성 원리를 자세히 탐구하고 싶은 애호가까지 다양한 관객층이 저마다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전시다. 작품은 50여 점으로 전시 말미 피카소의 소품 일부를 제외하면 다른 화가의 작품은 없다. 한 주제를 깊이 파고드는 기획을 선호하는 관객에게 적합하다. 1월 25일까지, 성인 2만2000원.
인상파 숨은 주역 보고 싶다면, 국중박
국립중앙박물관의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을 가져온 전시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로버트 리먼 컬렉션’ 회화와 드로잉을 중심으로 총 81점을 선보인다.교과서에 등장하는 명작 위주의 구성을 기대했다면 낯설 수 있다. 한 번쯤 봤을 만한 작품은 고갱의 ‘목욕하는 타히티 여인들’, 르누아르의 ‘피아노 치는 소녀들’ 정도다. 대중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모네의 작품이 전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국립중앙박물관 특유의 아름다운 전시 디자인과 공간 연출이 돋보인다. 누구나 아는 작품 한 점보다 인상주의의 다양한 면모를 들여다보고 싶은 ‘고수’들, 혹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다른 기획전과 연계해 관람하려는 이들에게 적합한 선택지다. 3월 15일까지, 성인 1만9000원.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