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올트먼 잘못되면 AI 주식 모두 몰락"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 코카콜라 "가격 올려도 판매량 증가"…소비 탄탄
아침부터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졌는데요. 대부분 월가 기대를 웃돌았습니다.
=3분기 전년 동기보다 8% 증가한 71만 대를 팔았습니다. 관세와 전기차 생산 능력 감축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분기 이익은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관세 영향이 기존 예상(40~50억 달러)보다 감소할 것(35~45억 달러)이라며,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높였습니다(8.25~10달러→9.75~10.50달러). 또 (전기차) 사업 규모를 "적정 규모"로 조정해 2026년 더 나은 실적을 기대했습니다.
=세계 단위 케이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는데요. 이는 작년 동기와 올해 2분기의 1% 감소에 비하면 개선된 것입니다. 매출은 5% 증가했고요. 영업이익률은 작년 같은 기간의 21.2%에서 32%로 상승했습니다. 제임스 퀸시 CEO는 "많은 소비자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특정 계층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GE에어로스페이스(1.66달러 vs 1.44달러)
=3분기 매출은 23.8% 증가했고, 순이익은 32.9% 늘었습니다. 회사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RTX(1.70달러 vs 1.41달러)
=군수품과 미사일 수요 증가에 따라 매출이 12% 증가했고요.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3M(2.19달러 vs 2.08달러)
=분기 매출은 3.5% 증가했는데요. 2021년 3분기(+7.1%) 이후 가장 빠른 성장률입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24.7%로 개선됐고, 올해 이익 전망치를 높였습니다.
지역은행에 대한 우려도 걷혔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분기 실적을 공개한 자이언스뱅크는 사기 혐의로 손실을 본 대출에 대해 5000만 달러 상각을 공시했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순이익이 2억2100만 달러(주당 1.48달러)로 1년 전 2억400만 달러(주당 1.37달러)보다 많았습니다. 이미 공시한 것 외엔 큰 대출 손실도 없었고요.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CNBC 인터뷰에서 "겉보기에 특이한 사건처럼 보이는 세 가지 사건(퍼스트브랜즈 및 트라이컬러 파산, 지역은행 사기)이 있었는데, 이들 사건은 어떤 면에서도 추세나 시스템적 문제를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CEO는 "은행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보지 못한다. 사모신용을 주요한 시스템적 문제로 보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2. 10년물 계속 하락…야데니 "3.75% 간다"
금리 하락도 이어지면서 증시를 뒷받침했습니다. 오후 3시 40분께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9bp 내린 3.959%, 2년물은 1.1bp 하락한 3.453%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이 4%대 아래로 크게 떨어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ING는 "단기적으로 4%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달 동안 관세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3.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러면 수익률 곡선이 더 가팔라질 여지(단기 하락, 장기 상승)가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할 때만 곡선이 완만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지난주 레포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금융 시장의 긴장이 고조됐지만 그건 지역은행 우려가 유동성 감소 영향을 더 심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들어선 자금 시장이 안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에버코어는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Fed는 아직 QT를 조금 더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 연말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0월 회의에서 QT 종료를 시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종료는 발표 후 한두 달 뒤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페퍼스톤은 "QT 종료에 대한 논의가 10월 회의에서 시작되고, 연말에 종료 절차에 대한 공식 결정 및 발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자금 시장 악화 징후가 더 많이 나타날 경우, QT 종료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미 재무부가 11월 초 분기국채발행계획을 발표할 때 ‘장기 국채 발행량을 줄일 것'이란 루머도 나돌고 있습니다. 이 것도 장기 금리를 누르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3. "정상회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트럼프 발언
오전 11시께 다우 지수는 1% 가까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과 관련해 "어쩌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만나고 싶지 않아. (상황이) 험악하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라는 겁니다. 물론 "우리가 매우 성공적인 회담을 하게 될 것이다. 국민 전체를 대표해 훌륭하게 협상할 것이다.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라고도 했습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의 부다페스트 회담도 보류됐습니다. 미국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러시아의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전화 회담을 한 결과, 당장 회담할 만큼 충분히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셧다운에 대해 "민주당의 무모하고 완전히 불필요한 소동 때문에 초래된 이 모든 일과 고통은 '슈머 셧다운' 혹은 '민주당 셧다운'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셧다운으로 수백만 명이 고통을 참고 있는데 하원은 휴가 중이고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셧다운을 축하하기 위한 격려 집회에 참석했다"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어제 백악관의 케빈 하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셧다운이 "이번 주 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었는데요. 폴리티코는 "공화당은 아직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에 대한 (민주당과의)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준비는 하고 있다. 공화당 의회 지도부는 보조금 연장을 어떻게 할지 고위 관료 및 백악관 관계자와 조용히 논의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BCA리서치는 "셧다운은 11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 선거 결과나 여론조사 결과가 한 정당 또는 양당에 더 큰 압력을 가할 때에만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 셧다운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46%)이나 민주당의 지지율(45%)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 대부분 민주당원은 (지도부의)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의지를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공화당이 먼저 굽혀야 한다. 여론조사 결과가 바뀌면 언제든 굴복할 수 있지만, 11월 5일 중간선거(뉴저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이전에는 그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4. "올트먼에 묶였다"…AI 주식 부진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AMD, 마이크론 등 AI 주식의 흐름은 아침부터 부진했습니다. 월가에서는 WSJ의 'How Sam Altman Tied Tech’s Biggest Players to OpenAI(샘 올트먼이 빅테크를 오픈AI와 묶은 방법)이라는 기사가 영향을 줬다고 지적합니다.
WSJ은 '올트먼이 젠슨 황 CEO에게 FOMO(조급함, 불안감)을 심어주려고 의도하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실제 그런 영향을 미쳤다"라고 적었습니다. 올트먼이 구글의 AI 칩 TPU를 쓸 계획을 흘렸고, 이에 황 CEO가 협상에 나섰다는 겁니다. 올트먼은 무한한 컴퓨팅 성능을 확보한다는 자신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이들을 경쟁시키고 자극해 초대형 거래를 맺었다는 얘기입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과 클라우드 기업들, 그리고 미국 경제의 광대한 산업이 오픈AI에 얽매여 오픈AI는 사실상 대마불사(Too Big To Fare)가 됐다는 겁니다. 이제 이들 모두는 이익 창출은 커녕 수많은 사업적 어려움에 직면한 스타트업, 오픈AI의 성공에 베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WSJ은 엔비디아의 경우 오픈AI의 대출에 보증을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올트먼은 2019년 '성공하는 법'이라는 블로그 게시물을 썼는데요. "내가 아는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망상에 가까울 정도로 자신을 믿는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이 믿는 바를 다른 사람들에게 확신시킬 수 있어야 한다"라고 적었습니다. 올트먼은 최근 직원들에게 장기 목표는 2033년까지 250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여기에는 10조 달러 이상의 비용과 독일이 소비하는 수준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이런 올트먼의 비전에 동의하는 건 아닌데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5000억 달러)에 최소 1000억 달러를 투자하라는 제안을 거절했고요. 지난 2월 인터뷰에서 "어느 시점에선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공급을 과도하게 부풀리다가 실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완전히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파트너십이 삐걱대는 이유겠죠. TSMC의 CC웨이 CEO도 2024년 주주총회에서 "그(올트먼)는 너무 공격적이라 믿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CNBC의 짐 크레이머 주식 평론가는 "WSJ의 오픈AI 관련 기사를 보면, 올트먼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못하면, 매우 괜찮은 산업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인물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픈AI는 오늘 AI 기반 웹브라우저 '아틀라스'를 선보였습니다. 에이전트를 탑재해서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웹 환경을 제공하도록 설계됐고 항공권 예약이나 문서 편집 같은 작업을 대신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 내장된 챗GPT 메모리를 통해 과거 대화 내용과 세부 정보를 기억했다가 새로운 작업 수행을 도와줍니다.
오픈AI가 아틀라스를 공개한다고 알린 직후 알파벳의 주가는 4% 넘게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주간 사용자가 8억 명에 달하는 오픈AI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일이죠. 다만 아틀라스가 공개된 된 알파벳은 낙폭을 줄였습니다. 결국 2.21% 내렸죠.
5. 금 5% 급락…2013년 이후 처음
결국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코카콜라(4.06%) 3M(7.66%) 등이 급등하며 다우는 0.47% 올랐는데요. AI 주식 하락으로 나스닥은 0.16% 내렸습니다. S&P500 지수는 보합세(0.00%)로 거래를 마쳤고요.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가는 "최근 조정 우려가 제기되면서 트레이더들은 경계심을 갖고 있다. 진정한 강세는 시장의 조정 국면에서 드러나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기저에 깔린 수요는 어떤 조정이라도 그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이코노미스트는 금 가격이 “공정 가치”를 훨씬 넘어섰고 이제는 거품 영역에 들어섰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금 랠리를 설명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팬데믹 이후 치솟았던 물가 압력은 완화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펀더멘털보다는 투기가 금값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