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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투자 차단에…2000가구 대단지 전세 자취 감췄다
금리인하 기대에 계약 갱신 늘어…'전세 물건 잠김' 가중
서울 아파트 전세 2.4만개
휘경자이 경우 물건 9개 남아
선호 단지 중심 값도 천정부지
서울 아파트 전세 2.4만개
휘경자이 경우 물건 9개 남아
선호 단지 중심 값도 천정부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회사 근처 오피스텔에 살던 30대 직장인 A씨는 “결혼을 앞두고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고 있지만 적당한 물건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 전세의 월세화, 임대차 2법,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차단 등으로 전세 물건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전세 수요는 대출 규제 강화로 늘고 있다. 가을 이사철과 겹쳐 하반기 전세 시장 불안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빠르게 사라지는 전세 물건
최근 입주를 마친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도 순식간에 전세가 동났다. 지난 6월 초 254개였던 전세 물건은 최근 9개만 남았다. 단지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나온 전세가 금방 다 빠졌다”며 “요즘 전세가 워낙 귀하다 보니 입주(예정) 아파트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입주를 마친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3060가구)도 한때 900개에 달하던 전세 물건이 최근 12개로 줄었다. 1만2032가구 규모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작년 11월 3045개였던 전세 물건이 최근 192개로 감소했다.
수도권 전셋값은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1.7% 올랐다. 자치구 중 송파(5.1%), 강동(4.6%), 영등포(2.7%), 동작(2.5%), 광진(2.5%), 강서(2.3%), 용산(2.3%) 등에서 상승 폭이 컸다.
경기도 전체로는 상승률이 0.6%지만 과천(9.5%), 안양 동안(5.5%), 광주(3.5%), 하남(3.4%), 수원 영통(3.3%), 구리(3.2%), 용인 수지(2.9%) 등 인기 주거지는 서울 못지않게 뛰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는 소형인 전용 27㎡가 지난달 8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얼마 전까지 5억원대이던 곳이다. 지난 2일엔 과천 원문동 ‘과천 위버필드’ 전용 84㎡ 전세가 2021년 입주 후 가장 높은 13억원에 거래됐다. 한 달 새 1억원 올랐다.
◇ 이사철·입주 감소에 전셋값 상승 전망
서울·경기 핵심지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부동산이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지난달 서울에서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58.3%로, 2021년 10월(70.7%) 이후 가장 많았다. 금리 하락 기대에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집주인이 늘고, 세입자의 전세 계약 갱신으로 전세 물건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로 갭 투자가 막힌 것도 전세 공급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수요자가 매매 대신 전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부산 울산 등 지방 전셋값이 약세지만 수도권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내년엔 전셋값이 더 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보증금 에스크로(대금예치) 제도 도입으로 비(非)아파트에 대한 불안을 낮추고, 전세 공급을 늘릴 수 있게 아파트 임대 사업자 및 매입임대 사업자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보통 가을 이사철 영향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 전셋값 상승 폭이 커진다”며 “이사가 활발한 오는 11월까지 전세시장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특별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근호/이인혁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