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휩쓰는 강세론…그런데 "조정 온다"라는 '강세론자' 톰리, 윌슨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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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월 인하→고용, CPI 넘어야?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0.2% 소폭 내림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파월 의장은 "정책이 제약적 영역에 있는 상황에서,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는 정책 기조 조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라고 발언했고요. 시장은 이를 "금리를 인하한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9월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의 9월 금리 인하 베팅은 잭슨홀 직후 한때 100%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83%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물론 잭슨홀 연설 전 70%보다는 상승한 수치이긴 합니다. 9월 5일에 나오는 8월 고용보고서가 양호하게 발표되고, 9월 11일 공개될 8월 소비자물가(CPI)가 높게 나온다면 금리를 낮추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있는 것이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여전히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기존 관측을 유지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노동시장이 더 악화하지 않는 한 Fed가 금리를 인하한다면 정책적 실수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라면서 경제 활동의 반등 조짐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을 지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7월 고용데이터는 노동시장의 약세를 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근로 시간, 근로소득 등은 올해 초에 비해 거의 둔화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올해 3%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월가 전반적으로는 9월 인하가 컨센서스입니다.
도이치뱅크,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등은 기준금리가 9월에 인하되리라 전망을 바꿨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원래 12월에 첫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봤었는데요. 이를 9월에 처음 내리고, 12월과 내년 3월에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도이치는 "만약 노동시장이 흔들린다면 Fed는 회의 때마다 금리를 낮추는 데에도 열려있겠지만, 의장의 어조는 분기별 인하를 시사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애초 내년 9월 첫 인하를 예상했던 것을 올해 9월로 바꿨습니다. 파월의 연설이 "완화 편향"을 보였고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기준을 높였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선 월가의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에버코어ISI는 "기본 시나리오는 Fed가 12월에 추가 인하를 고려하기 전에 몇 달 동안 기다리리라는 것이다. 지속적 인하는 고용데이터가 상당히 악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노동 데이터가 그렇게 나쁘지 않다면 Fed는 신중한 인하를 시작하면서, 너무 일찍 너무 많은 인하에 대한 기대를 억제하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이런 다음 단계를 시사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도 "파월은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발표했지만, 공격적 완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미묘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급격한 인하를 기대하지 말라. 파월 발언에 반영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노동시장이 악화하지 않는 한 Fed가 작년보다 더 제한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파월 의장의 이번 잭슨홀 어조는 1년 전 잭슨홀 연설 때와는 현저히 달랐다. 1년 전에는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 진행 방향은 분명하다'라고 했었다"라고 썼습니다.
2. 여전히 나쁘지 않은 미국 경제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 전환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금리 인하 압력이 분명히 작용했을 텐데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은 제조업, 부동산 산업 등 금리에 민감한 업종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오늘 발표된 7월 신규주택 매매는 전월보다 0.6% 감소해 연간 62만5000채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전년 대비로는 8.2%나 감소한 것입니다. 웰스파고는 "높은 모기지 금리, 경제 불확실성, 그리고 고용 시장 위축으로 인해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투자등급(IG) 회사채 스프레드는 1998년 7월 이후 최저치(77bp)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는 2024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보다 더 낮아진 것입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회사채 시장은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확신을 매우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죠.
뉴욕 채권 시장에서 오후 4시1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5bp 오른 4.283%, 2년물은 4.2bp 상승한 3.73%에 거래됐습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괜찮은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가 소폭 약화하면서 지난 금요일 급락했던 것의 일부를 되돌린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3. 엔비디아, 기술주 랠리 되살리나
약보합세로 출발한 엔비디아 주가가 오전 10시께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뉴욕 증시는 보합 선에서 움직였습니다.
또 향후 가이던스에 대한 컨센서스는 약간 엇갈립니다. JP모건은 3분기(~10월) 매출 전망치를 530억~540억 달러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키뱅크는 "(미 정부가) 보류 중인 H20칩 수출 라이선스 승인 여부 및 시기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엔비디아는 가이던스에서 중국 직접 매출을 제외할 것으로 예상한다. 2분기 실적은 강력할 것이지만 3분기 실적 전망은 컨센서스보다 약간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4조3000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큰 주식이고, 가장 중요한 주식이죠. S&P500 ETF에서 약 7.9%, 나스닥100 ETF 기준으로 약 9.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파장은 굉장히 큽니다. 찰스슈왑의 알렉스 코피 트레이딩전략가는 "이번 실적 발표는 더 이상 단순한 분기 실적 발표가 아니라, 엔비디아 주식에 직접 투자하지 않더라도 주목할 만한 거시 시장 이벤트"라고 말했습니다.
4. "인하 확신 때까지 제한적 상승"
주가는 약보합 수준을 맴돌다가 장 막판 하락 폭을 조금 더 키웠습니다. 홀로 시장을 떠받치던 엔비디아의 상승 폭이 1%까지 줄어든 탓입니다. 결국 오후 4시 S&P500 지수는 0.43% 내렸고 나스닥은 0.22% 떨어졌습니다. 다우는 0.77% 내렸습니다. 지난 금요일 4% 가까이 폭등했던 러셀2000 지수가 0.96% 하락해 가장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전반적으로 지난 금요일 많이 올랐던 주식, 업종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되돌림이 두드러졌는데요. 업종별로는 11개 중 ▲필수소비재(-1.62%) ▲헬스케어(-1.44%) ▲유틸리티(-1.16%) ▲산업(-1.02%) 등 9개가 내림세를 보였고, ▲커뮤니케이션서비스(+0.44%) ▲에너지(+0.26%) 만이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가구에 대해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면서 가구 관련 주식들의 내림세가 이어졌습니다. 웨이페어 주가는 5.91 하락했고요. RH 주가는 5.33%, 윌리엄스 소노마 주가는 2.7% 내렸습니다. 트럼프는 관련 조사가 향후 50일 이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제프리스는 "관세가 발효되면 가구 가격이 상승하고, 소비자들은 관세를 피하려고 구매를 앞당길 수 있으며, 소매업체들은 국내 조달에 집중하기 위해 확장 계획을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5. 강세론 대세…강세론자들도 "조정"
미국 경제가 잘 버티고 있는 가운데,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자, 강세론이 월가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데스크는 "전술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잭슨홀에서 파월 의장의 연설은 9월 금리 인하를 확정을 짓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9월 11일 8월 CPI가 전월보다 더 높게 발표되더라도 완화적 통화 정책을 둘러싼 낙관론이 흔들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계절적 약세를 이유로 조정을 주장하던 BTIG의 조나선 크린스키 기술적 분석가는 "상승세가 필요한 시점에 나타났다. 지난 금요일의 움직임은 단순한 반등 이상이었다. 우리는 이런 움직임을 존중할 것이며, S&P500 지수가 6400선을 유지하는 한 신중론은 당분간 뒤로 미뤄두겠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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