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에 대출과 보증을 제한하는 등 ‘금융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금융당국 '중대재해 기업'에 대출 페널티 주나
금융위원회는 8월 1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 등과 회의를 열어 중대재해 기업 관리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의 기업 여신 평가 내규 및 운영 현황 등을 파악하는 자리”라며 “추후 태스크포스(TF) 구성을 통해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출 제한 등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한 데 따른 조치다. 김 위원장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에) 시장의 힘으로 불이익을 높여 나가는 쪽으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기업 신용 평가 시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점수 등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한다. 현재 중대재해 발생 여부 등이 평가 항목에 명시적으로 들어가 있진 않다.

금융당국은 기업 여신 심사 시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에 감점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하는 중대재해 발생 기업 목록을 활용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중대재해 관련 형이 확정된 경우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은 명칭과 지난 5년간 중대재해 발생 이력 등 정보를 공개하도록 돼 있다.

당장 정책금융기관부터 여신 심사 시 중대재해 발생 여부와 예방 노력 등에 관한 평가를 강화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엔 불이익을 주고, 안전 투자를 늘린 기업엔 우대금리 등을 적용하는 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중대재해 예방 유인을 높인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재해 발생 기업에 금융 불이익까지 주는 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돈줄이 마르면 안전 설비에 투자할 여력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