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수주론 역대 최대
테슬라 차세대 칩 'AI6' 수주
자율주행·휴머노이드의 '두뇌'
2027년 이후 칩 양산할 듯
머스크, 추가 계약 암시하기도
빅테크 추가 고객 유치 '탄력'
문제됐던 2나노 수율 대폭 올려
테일러 공장 건설도 다시 재개
기술력·사업 정상화 두토끼 잡아
◇ 테슬라와 추가 계약 가능성
삼성전자가 28일 테슬라에서 따낸 22조7648억원 규모 인공지능(AI)칩 생산 계약은 ‘파운드리 사업 반전’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2나노미터(㎚) 등 최첨단 공정 기술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대형 고객을 추가 확보하는 발판이 될 수 있어서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공급 계약 체결 사실을 공개하면서 “실제 생산 규모는 이보다 몇 배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두 회사가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을 암시한 것이다.
◇ 최첨단 공정 기술력 인정받아
삼성전자가 최첨단 2㎚ 공정에서 테슬라를 고객으로 유치해 ‘기술력 회복’과 ‘파운드리 사업 정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그간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건 낮은 수율(완제품에서 정상품이 차지하는 비율) 문제가 컸다. 삼성전자 2㎚ 공정 수율은 올초까지만 해도 4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수주 계약이 성사되면서 삼성전자가 2㎚ 공정 수율을 TSMC 수준인 60%까지 끌어올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 반도체 기술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그간의 우려를 한 방에 날린 셈이다.
최첨단 공정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추가 고객사 유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 엘리트2 일부 물량을 2㎚ 공정으로 생산하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삼성전자 프리미엄 폰 갤럭시 S26 시리즈에도 자사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한 2㎚ 기반 엑시노스 2600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 파운드리 적자폭 줄어들 듯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도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잠정 중단한 테일러 공장 건설 작업을 최근 재개했다. 클린룸(반도체를 생산하는 공간) 마감 공사에 들어갔고, 일부 장비 반입도 시작했다. 인력 재파견도 진행 중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늦어도 내년 2분기에는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전체 반도체 부문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 적자 등의 여파로 올 2분기 1조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김채연/황정수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