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이익 나누고 자금 마련에 속도
주민은 ‘투자수익·입주’ 두 토끼 잡고
지자체는 용적률 완화 등 혜택 얻어
DMC·제물포역 도심복합 등 적용
업계 “요건 완화, 세제 혜택 필요”
정부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에 의존하는 기존 개발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개발과 수익 확보가 가능한 지역상생리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공약으로 주택리츠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언급했던 만큼 업계에선 지역상생리츠를 통해 일반 국민도 투자 수익과 입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적 근거 갖춘 ‘지역상생 리츠’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에 따라 지역상생리츠의 설립이 가능해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지역 핵심 개발사업은 지역상생리츠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해 주민에게 우선 공모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의 개발이익을 주민에게 직접 나눠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모든 개발사업에 지역상생 리츠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정안은 지역발전 등 공익을 위해 특정 지역 주민에게 청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청약의 자격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도입 목적이 공익을 위해야 하고 국토부의 허가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토부는 행정규칙 등을 통해 자세한 지역상생 리츠 도입 기준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수도권 ‘지역상생리츠’ 시동
지역상생 리츠 도입이 가시화되며 수도권 지자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자체마다 대형 개발사업에 지역상생 리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서울시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지역상생 리츠를 이용할 예정이다. 서울시에서 직접 개발하거나 매각을 추진 중인 공공용지도 지역상생리츠 도입 대상이다.
서울시는 앞서 서울 내 주요 시유지 매각에 나섰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 은평구 국립보건원 부지는 지난 4월 유찰됐다.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도 지난해 5월 매각에 실패했다. 남산 곤돌라 부지도 두 차례 유찰 끝에 수의계약을 맺었다.
경기도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함께 ‘경기기회 리츠’를 도입한다. 수도권 3기 신도시 내 주요 택지를 헬스케어·공공인프라·테크 리츠 등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상생 리츠 방식으로 진행돼 리츠 주식은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우선 공모한다. 시니어주택과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데이터센터, 태양광 발전시설 등은 리츠를 활용해 조성한다.
인천도 인천도시공사는 제물포역 인근 9만㎡ 규모 도심 공공주택 복합용지를 프로젝트리츠로 개발해 2031년까지 주택 3497가구를 공급한다. 지역상생 리츠 1호 사례로 국토부는 최근 리츠 영업인가를 완료하며 힘을 실었다. 해당 부지는 2021년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민간의 참여가 저조해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역상생 리츠 도입으로 오는 12월 철거를 시작하고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공기여·용적률 인센티브도
정부도 지자체의 지역상생 리츠 도입 노력에 맞춰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프로젝트 리츠와 지역상생 리츠로 개발하는 곳에 공공기여·용적률 규제 완화 등 도시규제 특례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정적 자기자본을 갖춘 프로젝트 리츠의 도입으로 시장 전반의 사업 건전성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을 통해 리츠 방식 지역개발을 활성화해 실물 부동산에 쏠리는 투기 수요를 분산하고 사업이익이 소수가 아닌 다수 국민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부동산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과세 이연과 취득세 감면도 업계 요구 사항이다. 땅 주인이 프로젝트리츠에 현물 출자할 때 양도세를 당장 내지 않고, 리츠 주식 매각 때 내도록 유예하는 방안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