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공연된 국립발레단의 주얼스 가운데 '다이아몬드' ⓒ국립발레단
2021년 공연된 국립발레단의 주얼스 가운데 '다이아몬드' ⓒ국립발레단
현대 발레의 아버지 조지 발란신.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망명해 수많은 걸작을 남긴 그의 작품 중에는 '주얼스'가 있다. 주얼스는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등 보석을 발레의 움직임으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리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박세은도 무용계에서 최고의 상으로 여겨지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상을, 발란신의 주얼스로 탔던 적이 있다. 기념비 적인 작품의 모티프가 된 건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의 제품들. 반클리프 아펠과 무용의 역사는 조지 발란신으로 대표될 만큼 깊이가 남다르다.

그런 반클리프 아펠이 이번에는 현대무용을 들고 올 가을 한국을 찾는다. 서울의 초대형 무용 페스티벌과 함께 반클리프 아펠의 무용 후원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것. '댄스 리플렉션 바이 반클리프 아펠(이하 댄스 리플렉션)'을 이름으로 한 이번 행사는 오는 10월 16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등 서울 소재 공연장 곳곳에서 진행된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는 행사를 소개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세르주 로랑 반클리프 아펠 댄스·문화프로그램 디렉터는 "반클리프 아펠이 발레 등 무용에서 받은 영감이 컸기 때문에 꼭 되돌려주고 싶고, 나누고 싶어서 댄스 리플렉션을 기획했고 실행해왔다"고 말했다. 굳이 현대무용으로 장르를 확장한 건, 댄스 리플렉션이 동시대의 움직임을 담고 있는 장르까지 아우를 수 있는 행사로 발전해나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2025 댄스 리플렉션 포스터
2025 댄스 리플렉션 포스터
댄스 리플렉션은 창작, 전승, 교육이라는 3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2020년부터 시작됐다.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일본 교토 등 세계의 도시에서 현대 무용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서울은 5번째 도시가 된 것. 이번 페스티벌에는 11개의 메인 퍼포먼스, 3개의 영화 프로그램, 1건의 실험 워크숍이 포함되며, 다양한 국가의 안무가들이 동시대 이슈와 미학을 몸의 언어로 해석한다.

타오 댄스 시어터(Tao Dance Theater)의 '16 & 17'는 동양 철학을 신체의 미니멀리즘으로 구현하며 시각적·청각적 몰입을 선사할 예정. (라)오흐드((LA)HORDE)와 마르세유 국립발레단이 협력한 'Room With A View'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극단적 신체 움직임이 결합된 파격적인 공연으로, 기후 위기와 인간의 존재를 짚어준다. 한국인 허성임의 '1 Degree Celsius'는 기후 변화라는 글로벌 아젠다를 다층적 움직임과 함께 풀어내며, 한국 컨템포러리 무용의 깊이를 보여줄 계획이다. 이 밖에도 남아공, 벨기에, 포르투갈, 프랑스, 폴란드, 이탈리아 등의 안무가들이 참여하며, 각국 고유의 리듬과 미학이 집약된 작품들이 서울 관객을 만나게 된다.
반클리프 아펠의 발레리나 클립 ⓒ반클리프 아펠
반클리프 아펠의 발레리나 클립 ⓒ반클리프 아펠
이번 페스티벌은 무대 공연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실험적인 무용 워크숍과 예술영화 상영, 강연 등 무용의 철학적 깊이와 사회적인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장이 함께 마련된다.

영화 섹션에서는 안무가 마들렌 베자르(Madeleine Béjart), 무용수 우에스기 아키코(Akiko Uesugi)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어 무용가의 내면과 창작의 과정을 보여준다. 플랫폼엘에서는 ‘몸의 시간성’을 주제로 한 워크숍이 열리며 관객이 자신의 몸을 느끼고 실험하도록 유도한다.

세르주 로랑 반클리프 아펠 디렉터는 "댄스 리플렉션은 예술로 반클리프 아펠이 소통하는 방식"이라며 "서울이라는 역동적인 도시에서 이를 함께 나누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행사는 미학과 철학을 교차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웠다"며 "몸을 통해 표현되는 예술의 근원적인 가치를 마주하게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