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도전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단거리·소도시에 집중하던 LCC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대형항공사(FSC)와의 장거리·대도시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LCC, 샌프란시스코·시드니 '장거리 승부수' 통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취항 1주년을 맞는 에어프레미아는 약 8만9000여 명의 승객을 수송하며 1년 만에 이 노선의 10.5%를 점유했다. 이 항공사는 뉴욕 바르셀로나 등 장거리 노선에도 비행기를 띄우고 있으며 7월엔 하와이 노선도 처음 취항한다.

2022년 12월 인천~시드니 노선을 시작한 티웨이항공은 2년간 21만5000여 명을 실어 날랐다. 탑승률은 평균 90%로, 다른 노선보다 높다. 파리 등 유럽 5개 노선을 운항하는 티웨이항공은 7월엔 캐나다 밴쿠버에도 비행기를 띄운다. 창사 후 첫 북미 진출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 말 취항한 인천~발리(인도네시아) 노선에서 4만8000여 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이 덕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하던 인천~발리 노선의 지난해 여객 수는 43만7396명으로 1년 전(29만4088명)보다 49% 많아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약 7시간 소요되는 발리 노선은 평균 탑승률 70%대 중반으로 인기 노선이 됐다”고 말했다.

LCC의 중장거리 노선 성공 비결은 프리미엄 작업에 따른 차별화로 분석된다. 20여 년간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을 공격적으로 띄우며 가성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에선 가성비와 함께 프리미엄으로 차별화에 나섰는데 이게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발리 왕복 항공권을 검색하면 제주항공은 76만원 중반으로 대한항공(106만원)보다 30% 저렴하다. 일반석은 이처럼 싸게 내놓으면서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해 FSC의 이코노미석 수요를 일부 빨아들였다. 에어프레미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간격은 107~120㎝로, 아시아나항공 이코노미석 간격(83~86㎝)보다 넓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나 라운지 등의 서비스는 없지만, 쾌적하게 이동하고 싶은 수요를 LCC들이 잘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과열과 고환율은 LCC의 공격 경영을 막는 요인이다. LCC는 대부분 항공기를 리스하는데, 고환율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작년 1분기 7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제주항공은 고환율에 올초 사고까지 겹쳐 올 1분기 적자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