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500원 위협…기업, 고관세·고환율 '이중 악재'
달러당 1484원…16년 만에 최고로 치솟아
고환율 = 수출 호재 '옛말'
원화가치 10% 하락하면
IT업종 영업이익률 8.5%P 줄어
삼성전자 DX도 兆단위 손실
철강·항공도 원재료값 직격탄
車·반도체, 해외 투자비용 커져
수입 의존하는 中企도 비명
고환율 = 수출 호재 '옛말'
원화가치 10% 하락하면
IT업종 영업이익률 8.5%P 줄어
삼성전자 DX도 兆단위 손실
철강·항공도 원재료값 직격탄
車·반도체, 해외 투자비용 커져
수입 의존하는 中企도 비명
◇원·달러 환율 사흘 만에 50원 폭등
최근 원화 약세는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정책 등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가 우려되자 유럽 등 주요국 국부펀드와 대형 금융기관이 미국에서 자산을 회수하는 ‘머니 무브’가 나타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은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통화 가치가 더 떨어졌다”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해 위안화 절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원화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일정이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된 것도 원화 매수 심리를 약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관세에 고환율 덮쳐
트럼프 관세 충격에 고환율 부담까지 지게 된 국내 수출 기업은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 호재로 여겨졌지만, 국내 대기업들이 전 세계에 글로벌 생산·판매 공급망을 구축한 이후 이런 공식이 사라졌다.한국경제신문이 한국경제인협회에 의뢰해 원화 약세가 주요 업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전 세계 통화와 비교한 화폐 가치)이 10% 하락했을 때 한국 정보통신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8.53%포인트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때마다 스마트폰·TV·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손실이 조(兆) 단위로 불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민 한경협 경제조사팀장은 “IT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가 가장 낮은 업종”이라며 “원재료와 중간재를 수입할 때는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가격 상승분이 비용에 반영돼 수익성을 끌어내린다”고 설명했다. 수입 원재료 비중이 큰 철강업체와 항공사도 환율이 오르면 타격을 받는 대표 업종이다.
원화 약세로 해외 투자비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자재비, 인건비 등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기업은 투자 속도 조절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업체 “환율 10% 올라도 적자”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고환율로 신음하고 있다. 대부분 업체가 원부자재 수입으로 5~10%의 마진을 보고 판매하는 상황에서 환율이 10% 이상 오르면 무조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서다. 홍사운 대청산업사 대표는 “우리 같은 반도체 2차 협력사는 환율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환율이 10%만 올라도 적자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 회사는 최근 2년여간 직원을 절반 이상 감원했다.좌동욱/황정수/민지혜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