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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성년이 된 아들에게
완전한 법적 주체인 '만 19세'
배려심·존중 갖춰야 진짜 어른
이세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배려심·존중 갖춰야 진짜 어른
이세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우리 법률에서는 나이에 따른 권리행사와 제한 관련 규정을 곳곳에 두고 있다. 우선 법률행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민법상 성년은 만 19세다. 만 19세 미만이 자취방 계약을 체결하거나 은행에 계좌를 개설할 때는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단독으로 하면 취소 대상이 된다. 혼인도 만 19세가 되기 전이라면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은 민법상 미성년과 조금 다르다. 원칙적으로는 만 19세 미만의 자가 이 법에 따른 청소년이지만, 예외적으로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청소년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당장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를 시청할 수 있고 주류를 살 수도 있다.
근로계약에는 더 특수한 규정이 적용된다. 우선 만 15세 미만인 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고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고용하더라도 만 15세부터 18세 미만까지는 연소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에 따른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 만 18세가 되면 근로기준법상 연소자는 아니지만 민법상으로 미성년이기 때문에 근로계약 체결을 위해서는 여전히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주민등록 발급은 만 17세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하고,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권은 만 18세 이상 국민에게 주어지는 등 공법에는 성년이나 청소년과는 또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가령 생일이 지난 고2 학생은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 생일이 지난 고3 학생도 독자적 법률행위를 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고2 때와는 달리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를 할 수 있다. 고3 겨울방학 중 새해가 되면 술을 사는 것도 가능해지고 그해 생일이 지나면 급기야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혼인하거나 본인 명의로 집을 사고파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만 19세 생일이 지나면 권리행사에 제약이 없는 법률상 완전한 주체가 된다.
그런데 법률상 성인이 되면 어른의 호칭도 붙일 수 있는 걸까.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키다리 아저씨 박동훈 부장 같은 진짜 어른 말이다. 한 여론조사 기관의 2023년 설문조사 결과는 꽤 흥미롭다.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닌 것 같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70% 이상은 어른의 특징을 이타심과 배려심이라고 규정하면서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상황에 필요한 역할을 잘 찾아가는 사람을 어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한다.
내 주장만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광장에서 각기 날을 세우는 ‘무늬만 성인’이 넘쳐나는 시대 아닌가.
어린 세대에게 우리는 너희와 다른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자꾸만 자신이 없어진다. 얼마 전 만 19세 생일을 맞은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들아, 너는 이제 뭐든 혼자서 할 수 있는 나이지만 뭐든 혼자서 해야 하는 나이가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단다. 네 푸르른 청춘이 술 마시고 청불 영화를 볼 수 있는 자격이 갖춰진 것에 그치지 않고, 내면과 품격을 갖추고 이타심과 배려심 있는 ‘어른’으로 영글어 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엄마도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