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너머에서 바라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사진=한경DB
한강 너머에서 바라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사진=한경DB
서울 아파트 가격이 14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고 있지만, 강남권 유명 아파트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한 강남에서는 매수세가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가 지난 5일 28억3000만원(7층)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썼다. 동일 타입으로는 2019년 11월 26억원(6층) 이후 약 4년 4개월 만에 나온 거래다. 이 아파트 전용 59㎡가 28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타입 전용 59㎡는 지난달 25억7000만원에 팔렸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28억3000만원도 높게 거래된 건 아니라고 평가한다. 해당 매물은 한강 조망이 가능한 매물이었기 때문이다. 반포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한강뷰는 매물은 호가가 30억원을 넘는다. 38억원에 나온 매물도 있다"며 "최근 매수세가 회복되면서 가장 저렴한 매물부터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세가 회복되면서 바로 옆 '래미안원베일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내 다른 개업중개사는 "지난 주말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도 40억원과 40억5000만원에 두건 계약됐다"며 "소형 면적 위주로 유입되던 갭 투자 수요가 중형으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의 직전 거래가는 지난달 7일 체결된 40억원(5층)이었다.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강남권에서는 신고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6차' 전용196㎡는 지난달 29일 67억9000만원(9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가는 지난달 1일 66억원(10층)이었다. 대치동 '대치삼성'도 지난달 15일 전용 59㎡가 18억9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도 전용 138㎡가 지난달 26일 26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지난달 1·2·3차 모두 신고가를 다시 썼다. 타워팰리스 1차 전용 222㎡(90평)는 71억원(58층)에, 타워팰리스 1차 전용 78㎡(32평)는 24억원(58층)에 매매됐다. 타워팰리스 2차 전용 244㎡(98평)는 61억5000만원(54층), 타워팰리스 3차 전용 214㎡(83평)는 58억원(58층)에 손바뀜됐다.

부동산 업계는 강남권의 반등이 시작됐다고 평가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송파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강남과 서초에서는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다"며 "강동구도 최근 상승 거래가 나오며 들썩이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들이 점차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체 서울 아파트 시장에는 찬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가운데 39%는 하락 거래였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지난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하며 14주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다만 같은 조사에서 송파구는 0.03% 오르며 3주 연속 상승했고 서초구(0.00%)도 보합으로 전환하며 14주 동안 이어왔던 하락을 끊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