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유튜브 채널(youtube.com/@jipconomy)에 게재된 영상을 옮긴 글입니다.

▶전형진 기자
서울의 재개발구역 가운데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곳으로는 한남5구역과 노량진1구역이 꼽힙니다. 정비사업의 하이라이트인 시공사선정을 앞두고 있어서인데요. 한남뉴타운은 부촌의 확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노량진뉴타운은 사통팔달한 입지 때문에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데 먼저 시공사 선정에 나선 노량진1구역이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원하는 공사비에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한강 이남 최대어' 노량진1구역을 두고 망설이는 이유 [집코노미 타임즈]
노량진1구역조합은 4일 정비사업몽땅에 시공자선정 입찰공고를 냈습니다. 이 공고에서 제시한 공사비는 1조926억원가량인데요. 전체 사업 면적에 대비하면 3.3㎡당 730만원이란 계산이 나옵니다.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다른 재개발구역들과 비교해보면 다소 낮은 가격입니다.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한 한남2구역(770만원/3.3㎡)이나 사직2구역(770만원/3.3㎡당), 흑석2구역(765만원/3.3㎡당)만 해도 노량진1구역보다 단위공사비가 높습니다.
'한강 이남 최대어' 노량진1구역을 두고 망설이는 이유 [집코노미 타임즈]
올해 시공사를 찾는 구역들은 이보다 한참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신당9구역은 3.3㎡당 840만원의 공사비를 내걸고도 유찰을 거듭하다 결국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건설사들 입장에선 원자재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이 정도 공사비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죠. 북아현2구역(859만원/3.3㎡당)과 홍제3구역(898만원/3.3㎡당)은 공사비 인상 요구 때문에 시공사 교체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상황입니다.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그보다 낮은 가격에 공사를 진행할 건설사를 데려올 가능성이 낮다는 게 문제죠. 정비업계는 이 같은 상황에서 노량진1구역에 입찰할 건설사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으니까요.
'한강 이남 최대어' 노량진1구역을 두고 망설이는 이유 [집코노미 타임즈]
한 가지 관전 포인트는 노량진1구역 수주에 공을 들여온 삼성물산과 GS건설의 행보입니다. 브랜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삼성물산(래미안)은 앞서 북아현2구역 재개발과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래미안원베일리)에서 공사비 인상 문제로 조합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북아현2구역에서 요구했던 공사비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3.3㎡당 859만원이죠. 한쪽에선 3.3㎡당 900만대에 육박하는 공사비를 부르고, 다른 한쪽에선 730만원대에 입찰하게 될까요? 영업정지를 앞둔 GS건설은 고육지책으로 저가 수주라도 나서게 될까요?

새 아파트 2992가구를 짓는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조합원은 1019명에 불과해 사업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꼽히는데요. 재개발에선 드물게 조합원 1+1 분양을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어떤 건설사가 이곳에 깃발을 꽂을지 초미의 관심을 모았죠. 한강 이남 최대어로 꼽히던 노량진1구역 시공사선정이 유찰 사태를 맞는다면 그것대로 이슈이기도 합니다.

노량진1구역 시공자선정 입찰 마감은 11월 20일입니다. 입찰하려는 건설사는 9월 15일로 예정된 현장설명회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데요.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하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조희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