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원, 단청 본뜬 붉은 기둥…여의도 랜드마크 바꿨다
포스코건설이 서울 여의도에 준공한 ‘파크원’이 ‘2020년 하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 건축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여의도의 새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는 데다 한국 전통 건축물의 ‘단청’을 본뜬 독특한 외관과 내부 기둥을 없앤 설계 등으로 호평받았다.

옛 통일주차장 부지에 건립된 파크원은 대지 4만6465㎡에 지하 7층~지상 53·69층 오피스빌딩 2개 동과 8층 규모의 쇼핑몰 1개 동, 31층 규모의 호텔 1개 동으로 이뤄지는 복합문화시설이다. 연면적이 62만9047㎡로 여의도 IFC의 약 1.3배, 63빌딩의 4배 규모다.

파크원 설계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인 리처드 로저스가 맡았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영국 런던 그리니치 반도의 밀레니엄돔 등을 설계한 건축가다. 파크원은 한국 전통 건축물의 기둥을 형상화하기 위해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철 구조물인 모서리 기둥을 건물 외부에 그대로 노출시켰다. 외부로 드러난 철골조의 색상은 한국 전통 목조 건축물의 단청을 본떠 적색으로 설계했다.

파크원, 단청 본뜬 붉은 기둥…여의도 랜드마크 바꿨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가 생산하는 철강재와 더불어 스마트건설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파크원에 사용된 6만3000여t의 철강재 중 약 70%(4만3000t)가 포스코가 생산한 ‘TMCP(열처리 제어 공정)’ 철골이다. 열처리 과정에서 강도가 더욱 높아지는 고급 철강재다. 다른 건설사가 25% 정도 진행해온 공사를 이어받은 포스코건설은 이미 시공된 부분을 3차원(3D)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등으로 확인해 시공오차와 설계오류 등을 초기에 바로잡았다.

파크원은 국내 최초로 건물 가장자리에 8개의 대형 기둥을 세우고, 기둥 사이를 대형 버팀대로 연결해 중심을 받치는 ‘메가 프레임’ 구조를 적용했다. 건물 하중을 바깥쪽 큰 기둥이 버티는 구조로,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무실 가운데 기둥을 없애 넓은 오피스공간을 확보했다.

파크원은 서울 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까지 무빙워크가 설치된 지하보도로 연결되는 ‘초역세권’이다. 내년 서울 최대 규모(영업면적 8만9100㎡)의 현대백화점이 입점할 예정이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페어몬트호텔도 국내 최초로 들어선다. 320여 개 객실과 수영장, 스파, 비즈니스 미팅룸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초고층 시공 자신…기술력 인정받아 기쁘다"

파크원, 단청 본뜬 붉은 기둥…여의도 랜드마크 바꿨다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초고층 시공 실적을 보유한 포스코건설이 파크원을 통해 건설 노하우와 기술력을 인정받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사진)은 ‘2020 하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에서 건축대상을 받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한 사장은 “2016년 11월 당사가 시공계약을 체결할 당시 25%의 진도율에서 공사가 멈춰 7년간 서울 여의도 한가운데 방치된 상태였다”며 “국내 굴지의 건설사도 포기한 사업으로, 주위에서 우려를 많이 했으나 그간 축적해온 시공 기술과 능력을 여의도에서 선보일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조사·측량·설계·시공·안전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BIM(빌딩 정보 모델링)·레이저스캐너·드론·자동화 건설장비 등을 활용하고 3차원(3D)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건설’을 도입해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포스코건설은 ‘같이 짓는 가치(Build Value Together)’라는 슬로건 아래 고객의 수요를 반영한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스마트 건설 기술을 확대 적용해 비즈니스 파트너와 동반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건설은
포항·광양제철소 건설…SOC·도시정비 등 수주 성과

1994년 설립된 포스코건설은 한국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된 포항·광양제철소 건설 경험을 토대로 에너지, 인프라 및 건축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사업 기획부터 설계, 시공, 시운전 등의 프로젝트를 종합적으로 수행한다. 이를 비롯해 환경, 에너지 등의 플랜트 분야와 신도시 개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초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더샵’을 내세워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수주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2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해 모든 경영활동과 거버넌스 체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췄다. 또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합병해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국가 중심의 수주 풀을 확대하고 있다. 모든 건설 과정에 건축정보모델링(BIM), 가상시공,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스마트 건설로 근로자들이 더 안전하게 일하고 있다”며 “더 편리한 오피스 및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