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반포3주구' 설계안 작심 공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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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사실상 두번째 수주 대결
삼성물산 신반포 15차 수주 직후 특화설계안 공개
'기호1번'으로 적극적인 수주행보
'트릴리언트 반포' 내세워 대대적 홍보
유엔 스튜디오(UN Studio) 등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와 협업
삼성물산 신반포 15차 수주 직후 특화설계안 공개
'기호1번'으로 적극적인 수주행보
'트릴리언트 반포' 내세워 대대적 홍보
유엔 스튜디오(UN Studio) 등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와 협업
반포3주구는 재건축 사업은 반포동 1109번지에 2091가구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8087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공사비 등으로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12월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시공사 재선정 작업에 들어가 지난 10일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입찰을 마쳤다. 시공사 선정은 내달 말 예정이다.사업자체만 놓고 봐도 큰 규모인데다 '반포'라는 상징성이 있다. 강남에 랜드마크급 단지를 시공하면 그만큼 향후 수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상징성은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시장상황과 정부규제 속에서 대형 건설사가 아니면 대외적인 변수를 안고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참여한 건설사가 강북 최대 재개발인 한남3구역에 참여한 시공사(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와 겹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여기에 대우건설이 가지는 의미는 더 크다. 대우건설은 전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신반포15차 조합과와 계약했지만, 조합이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대우건설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조합장을 상대로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사실상 사업지를 삼성물산에게 빼앗긴 셈이 됐다. 이번에 수주에 실패한다면 삼성에게 '연속 2패'라는 쓴 잔을 맛볼 수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리뉴얼했다. 브랜드 뿐만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등 관련 아이덴티티를 업그레이드했다. 특정 모델이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친근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내츄럴 노빌리티'(The Natural Nobility), 즉 본연이 지니는 고귀함을 내세웠다.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0에서 본상을 수상한 것으로 비롯해 2019 굿디자인 상을 받는 등 국제무대에서 인정도 받았다.
이처럼 공들인 브랜드 마저도 놓게 만든 사업이 반포3주구다. 대우건설이 내세운 '트릴리언트 반포'는 다이아몬드를 가장 아름답게 세공하는 커팅 방식인 ‘트릴리언트 컷팅’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단지명이다. 강남의 중심인 반포에서 다이아몬드처럼 가장 빛나고 고급스러운 하이엔드 주거공간을 선보인다는 의지를 담았다. 반포3주구 인근인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지하철역사와 버스정류장 대형광고판도 도배했다. 트릴리언트 반포의 단지 외관과 로고 등을 공개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반포3주구라는 원석이 가진 잠재력을 가장 아름답게 다듬어 대한민국 중심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랜드마크를 짓겠다"며 "한남 더힐을 뛰어넘는 대우건설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릴리언트 반포의 외관 디자인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Mercedes-Benz Museum)과 중국 항저우 래플스 시티(Raffles City Hangzhou) 등으로 유명한 유엔 스튜디오가 맡았다. 단지 외관 디자인은 다이아몬드 결정체를 모티브로 설계했다. 햇빛이 반사돼 은은한 광택을 자아내는 루버(눈부심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차광기)와 커튼월룩을 활용했다.
조경은 실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조경을 설계한 그랜트 어소시에이츠(Grant Associates)가 담당한다. 단지 내 호텔급 워터플레이 파크와 국내 최초 선큰형 테마정원을 도입해 기존 아파트와는 차별화되는 조경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인근 반포천, 근린공원 등과 연계해 테마산책로, 보도교 등도 조성한다.
어린이 놀이터와 정원시설 등 테마 공간은 카브(carve)와 협업했다. 초현실주의 예술조각의 거장인 켄 켈러허(Ken Kelleher)의 조각 작품을 설치해 단지의 품격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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