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휘청이면서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도 7년 만에 가장 많이 위축됐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은 지난달 전 세계 증시에 상장한 기업이 83곳으로, 지난 5년간의 월평균치를 30%가량 밑돌았다고 19일 발표했다. 월간 상장 건수로는 2013년 3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주요국 증시가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폭으로 급락하면서 IPO를 추진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탓이다. 이달 들어선 IPO에 나서는 기업이 더욱 줄면서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나 201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할 전망이다.

지난달까지 글로벌 IPO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좌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올 1~2월만 해도 세계적인 증시 상승 분위기에 힘입어 상장 건수가 예년보다 많았다. 하지만 3월 들어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자 상장 계획을 취소하는 회사가 급증했다.

일본에선 이달 도쿄증시 상장이 예정됐던 기업 16곳 가운데 14곳이 상장을 철회했다.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라는 게 니혼게이자이신문 설명이다. 상장 건수가 감소하면서 IPO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도 급감했다. 지난달 세계 IPO 시장 조달액은 71억달러(약 8조6407억원)로, 2010년 이후 최저였다.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언스트앤영은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바람에 상장 시기를 검토하거나 기업 가치를 산정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