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서울·경기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와 보유세 인상 등으로 전세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계약일자 기준)은 총 2만3145건으로 조사됐다.

2월 기준으로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경기도의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과 1월에도 각각 2만1352건, 2만231건으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도 전·월세 거래가 급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계된 전·월세 거래량은 총 4만9293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6212건보다 6%가량 늘었다. 특히 올 2월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5777건으로 2014년 2월(1만5982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2·16 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이 금지되자 주택 매수 수요의 상당수가 전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유세 인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살던 집에 계속 사는 경향이 강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자율형 사립고 폐지 등의 영향으로 인기 학군지역의 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도 전·월세 거래량이 증가한 배경이다.

내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2977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입주 물량(4만2321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경기도 아파트 입주 물량도 올해 12만1210가구에서 내년에는 8만9537가구로 줄어든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