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부산~일본 삿포로 "가지 않습니다"…FSC로 번진 운항 중단(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부산~일본 삿포로 "가지 않습니다"…FSC로 번진 운항 중단(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오는 9월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에 일본행 여행객 수가 급감하자 저비용항공사(LCC)에서 나타난 노선 축소 움직임이 대형항공사(FSC)로도 번진 것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9월 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노선의 공급과잉으로 항공사 간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최근 수요 감소를 고려한 조치다. 전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여행 자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일본행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의 부산∼삿포로 노선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7%포인트가량 감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해당 노선 수요가 꾸준히 줄고 있던 상황에서 5월부터 노선 감축 검토를 시작했고, 9월에는 수요 급감이 우려됐다"며 "운항 재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기존 예약 승객들에게는 인천∼삿포로 대체 노선을 제공할 계획이다. 인천∼부산 간 내항기를 이용해 이동이 가능하도록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2위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은 일부 일본행 노선에서 소형기로 바꾸는 등의 기재 변경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일본노선에서 감편 계획은 없다"면서도 "일부 노선에서 항공기를 소형기재로 변경해 운영하는 데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한발 앞서 일본 노선 운항을 줄여가고 있다. 그동안 성장을 이끈 일본 노선이 공급 과잉으로 출혈 경쟁이 벌어진 상황에서 한·일 갈등으로 여행객 감소 여파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LCC가 운영하는 노선 중 일본 비중은 평균적으로 30% 안팎 수준이다.

에어부산은 9월 1일부터 대구∼오사카 노선을 2편에서 1편으로 줄인다. 주 1회 운항하던 대구∼도쿄 노선은 운항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 중단에 이어 9월부터 대구∼구마모토, 부산∼사가 등 정기편을 멈추기로 했다. 이스타항공도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정지시킨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일본 여행객은 본격적인 감소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이에 다른 LCC도 노선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LCC 관계자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여행 자제 여론이 퍼져 일본 노선 감축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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