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공모 회사채가 기관투자가에 이어 개인들로부터도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시장금리 급락으로 기대 수익률이 지난 8개월 새 1%포인트 가까이 낮아지면서 발행 첫날 ‘완판’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던 과거의 고금리 매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한항공 제87회 회사채 2500억원어치는 발행 첫날인 이날 554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연 2.81%로 발행한 2년물(87-1회)이 77억원, 연 3.23%로 발행한 3년물(87-2회)이 477억원어치 거래됐다. 첫날 거래량은 증권사가 인수한 회사채를 다른 기관투자가나 고객에게 판매한 물량이다. 비우량 회사채에 속하는 대한항공 회사채의 주요 고객(최종 매수자)은 개인 또는 서민금융기관으로 불리는 단위 농협, 신협, 저축은행 등이다. 대한항공 신용등급은 ‘BBB+’다.

이 같은 거래량은 지난 4월 30일 제85회 회사채 3000억원어치가 발행 첫날 2632억원어치 거래됐던 것에 비해 크게 저조한 수준이다. 85회의 경우 2년물이 연 3.16%, 3년물이 3.54%로 지금보다 0.3%포인트 정도 더 높았다. 작년 11월에 발행(82회)한 2년물은 연 3.74%, 3년물은 4.22%로 지금보다 금리가 0.9%포인트 이상 높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작년 초부터 시장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대한항공 등 비우량 회사채의 투자매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대한항공 인수물량을 되파는 과정에서 일부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 회사채는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에 실패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