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우려가 현실로"…백종원의 '골목식당' 거친 골목, 현재 모습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리 동네 어떤 밸류 - (7)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골목들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 주변 시세 올라 건물주 매도
충무로 필스트리트 '돈차스파이크' 공실중
공덕 소담길, 큰 변화 없어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 주변 시세 올라 건물주 매도
충무로 필스트리트 '돈차스파이크' 공실중
공덕 소담길, 큰 변화 없어
지도와 사진으로 생생하게 살펴보는 ‘우리 동네 어떤 밸류’ 시리즈입니다. 단독·다가구, 빌딩, 토지의 실거래가를 통해 해당 지역 부동산의 현황을 살펴봅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한 시세와 사례들, 그리고 그 숨은 이야기들을 밸류맵과 집코노미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번 회는 SBS 간판코너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방송됐던 주요 골목들의 현황을 살펴봅니다. [집코노미 편집자 주]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담는 ‘거래 심폐소생 프로젝트’
SBS간판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소개 타이틀이다. 2018년 1월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벌써 1년이 지났다. 이대 삼거리 꽃길을 시작으로 최근 청파동 하숙골목까지 총 11개 골목이 방송에 나와 화제를 몰고 다녔다. 어려운 자영업자를 도와주고 골목상권 활성화에 이바지 하고 있다는 평가고 있지만, 과도한 연출이나 출연자들의 태도논란 등도 동시에 구설에 오르고 있다.
기존의 포맷은 온갖 어려움 속에도 솔루션을 도입하는 과정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가 지난 17일 방송된 청파동 하숙골목의 경우 고로케집과 피자집이 결국 솔루션 없이 촬영을 마무리했다. 백종원은 피자집은 솔루션 중단을 선언했고 금수저설, 프렌차이즈설 등 많은 의혹에 휩싸였던 고로케집은 자막으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오는 23일에는 회기동 벽화골목 편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출연자들의 자질이나 마인드 문제는 오히려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9일 청파동 하숙골목 4회차 시청률이 방송 이후 처음으로 10%를 돌파한 10.4%(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방송 이후 가게들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일부에서는 맛이 변하거나 원래대로 돌아갔다는 SNS글도 보이지만, 여전히 장시간 대기해 맛을 보고 올라오는 후기들이 더 많았다. 일부 유튜버들은 식당에서 직접 유튜브 생중계를 실시하기도 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유튜브 생방송 금지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고 한다.
초기 방송을 찾아보면 출연을 위해 백종원이 가게들을 찾아가며 설득하고 일부는 출연을 고사해 보통 4곳씩 지정되는 가게를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정말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방송출연이 곧 대박이라는 공식이 어느덧 자연스럽다. 하지만 프로그램 취지에 맞게 이런 일부 가게들의 활성화가 해당 골목&거리 재생과 활성화에 순영향을 미치고 있을까?혹은 일부에서 나오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나타나고 있지 않나 궁금했다. 이런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첫 번째 방송한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2018년 1~2월 방송)과 충무로 필스트리트(2018년 2~3월 방송), 공덕 소담길(2018년 3~4월 방송) 등 총 3곳을 직접 돌아봤다. 최근 거래된 매물 등을 통해 골목의 변화 등을 살펴보았다. 3곳을 특정한 이유는 상업용 부동산 특징상 단기매매가 쉽지 않은 만큼 방송 이후 최소 7~8개월이 지난 지역으로 한정했다.
◆벌써 1년…첫 번째 골목 이화여대 꽃길은?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은 이화여대 인근 골목길에 일본라멘, 메일소바, 백반집, 수제버거 집 등 4곳이 솔루션을 받았다. 방송 이후 가장 오랜 시간이 지났던 거리인 만큼 변화도 가장 컸다. 목요일 점심 이후 방문했을 때 일본라멘 집은 정기 휴일이었다. 나머지 집들도 웨이팅이나 대기 줄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점심 시간대가 아님에도 두세 테이블 정도 손님은 있었다.
삼거리 꽃길이 위치한 블록 내 방송이후 거래된 물건은 총 4건이었다. 백반집이 위치해 있던 건물은 작년 4월께 10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매입자는 인접해 있는 대로변 필지 소유자로 현재 두 필지를 합해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백반집은 두 블록 위쪽으로 이전한 상태였다. 매입자는 앞서 대로변 필지 중 절반을 2016년에 토지기준 3.3㎡당 4100만원에, 나머지 지분을 2017년에 4300만원대에 매입했다. 방송이 나온 이후 해당 백반집을 토지기준 3.3㎡당 4800만원에 인수했다. 1년의 차이가 있지만 이면 골목이 대로변에 비해 3.3㎡당 500만원 이상 높게 매입한 셈이다. 방송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대로변 필지와 연결해 면적을 키우고 건물을 신축해 가치를 올리려는 투자로 보인다.
◆방송 이후, 이화여대 꽃길 부근 거래 늘고 건물가 '상승'
꽃길이 시작하는 대로변 코너 건물은 방송이 진행되는 도중인 2월 50억원에 매각됐다. 토지기준 3.3㎡당 9999만원이나,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건물 면적으로 살펴보면 3.3㎡당 4138만원에 거래됐다. 이화여대로 올라가는 대로를 끼고 있는 코너 건물이라 상대적으로 거래 가격이 높았다.
일본라면집 골목 첫 번째 건물이 지난 3월에 16억원에 매각됐다. 토지 기준 3.3㎡당 7014만원, 건물 기준 3.3㎡당 4466만원에 거래됐다. 백반집 대각선 건너편 건물도 가장 최근인 2019년 1월에 41억5000만원에 팔렸다. 토지기준 3.3㎡당 6221만원이며 건물기준 3.3㎡당 3086만원이다. 대로변이 좁은 세장장방형 건물로 중국집, 일식집, 미용실 등이 입점해 있다. 방송직후 지난 1월까지 대현동의 업무상업시설 및 상업시설로 이용하는 단독주택의 거래건수는 총 11건이었다. 이 중에 4건이 삼거리 꽃길 블록에서 발생했다. 방송을 통한 홍보 효과가 매각에 도움이 되었을 걸로 추정된다. 특히 11건 중 최고가 상위 2건이 다 해당 골목 물건이고, 지역 상권이 침체하고 있음에도 과거 거래가에 비해 상승한 가격에 매각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시청자들이 우려했던 점이 현실이 되고 있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장사 잘 돼 봤자 건물주들만 배불리게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골목식당 활성화 → 손님 유입 → 우량 임차인으로 변신 → 건물가치 상승 → 높은 가격에 매각 → 새 건물주의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점이다. 물론 제작진들은 이를 의식해 해명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 지적에 대해 "일부 출연 식당들은 방송 이후 업종 변경 등을 겪기도 하지만, 이는 방송 이후에 사장님들이 솔루션을 어떻게 적용시키고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또 이후의 상권 특성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며 "<골목식당> 방송 이후의 효과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것은 이런 특성과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이화여대 상권은 다소 침체된 상권이라는 평가가 있다보니 건물 거래도 뜸했던 지역이었다"며 "지난 1년간 거래량도 늘고 가격도 상승한 점은 방송효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막장 드라마의 시작, 잔치국수 집이 있던 필스트리트
방송됐던 모든 골목들의 시세가 오른 것만은 아니다. 충무로 필스트리트는 건물의 거래도 손님도 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충무로 필스트리트 편은 충무로역 뒤편 필 빌딩 및 필동경로당 뒤쪽 좁은 골목길을 배경으로 멸치국수, 떡볶이, 스테이크 3곳이 솔루션을 받았다. 특히 멸치국수 집의 경우 태도 논란 등으로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오르면서 프로그램 인지도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1월 중순 평일 점심시간 전후로 해당 지역을 방문했다. 3곳 모두 아직까지는 방송 당시 위치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멸치국수 집과 함박스테이크를 주 메뉴로 하는 스테이크 집은 입장 대기 줄까지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시간에 재방문한 결과 2~3테이블 손님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원할 경우 대기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방송 이후 필스트리트 골목 내 부동산의 매매는 없었다. 골목이 좁은 편이며 방송에 나온 식당 이외에 특별한 유입 요소가 없어 향후 특별한 상권으로 기대하기 힘들 점들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생각보다 필지들이 크고 가격이 높았다. 마땅히 매입할 물건도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송 초반 콘셉트 중 하나인 리뉴얼 오픈 가게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방송 당시 작곡가인 돈 스파이크와 가수 차오루가 운영했던 필동돈차점 자리의 경우 방송이 종료된 지 10개월 지난 현재까지 공실 상태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확인 결과 현재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2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는 상태였다.
필스트리트와 접해 있는 필동2가 73번지 지하1층 지상5층 규모의 건물이 11월 21억7500만원에 거래된 내역은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해당 물건의 경우 2016년 3월 15억2500만원에 거래됐던 물건으로 2년8개월 만에 6억5000만원(43%)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 어른들의 맛, 공덕역 소담길
공덕역 이면에 위치한 소담길은 전형적인 서울시내 오피스 주변 식당 골목이다.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20일까지 총 5회가 방영됐다. 생태집, 김치찌개집, 쭈꾸미집, 라오스 쌀국수 집 등 총 4곳의 상가가 솔루션을 받았다. 기본 요리 실력을 갖추고 있고 점심시간 손님들도 많은 편이라 방송 중 큰 논란거리는 없었다. 메뉴 자체도 젊은 층이 선호하는 메뉴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다른 방송편에 비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 기록을 살펴봐도 화제성은 현저히 떨어졌다. 잔치국수집으로 논란이 됐던 충무로나 첫 번째 런칭으로 관심을 끌었던 이화여대에 비해 검색량이 3분의 1수준에 불과햇다. 검색 기간도 3개월 이상 이어지던 다른 회차에 비해 다소 짧은 편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평일 오후 3시께 방문했을 때는 다른 골목과는 다르게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직장인의 식사시간대가 아닌 이상 골목의 유동인구는 거의 없었다. 해당 점포들을 비롯해 인접한 커피숍 등에도 손님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점심‧저녁 오피스 상권이라는 근본적인 틀을 극복하진 못한 것으로 보였다.
방송이후 소담길 라인에서 거래된 물건은 총 2건이었다. 특히 김치찌개집 바로 앞 1층 규모 구옥 단독주택(대지 129.2㎡)은 작년 5월에 계약이 이뤄진 이후 6월 등기까지 마쳤다. 최근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 중에 있다. 해당 물건의 거래가격은 12억원으로 3.3㎡당 3065만원 선에서 매입했다.
바로 뒤로 인접한 2층 규모 고기집도 8월 거래가 이뤄져 방송이후 매각 물건으로 추정됐으나 등기부 확인 결과 매매계약 시점은 2016년 6월로 되어 있었다. 가계약 이후 설정됐던 강제경매 및 가압류 등을 말소시키기 위해 다소 시일이 걸렸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물건의 거래가는 21억2500만원으로 토지 기준 3.3㎡당 4039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골목식당·골목상권 효과?…글쎄
백종원의 골목식당 초반을 장식한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 충무로 필스트리트, 공덕동 소담길을 방송이후 1년 만에 돌아보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의 흐름 속에서 이슈를 선도하는 시청률 10%대의 지상파 방송의 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인지, 방송에서 표방하는 골목상권 활성화는 과연 기대만큼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더불어 상권이 살아난다면 부동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도 살펴보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3개 골목 모두 지역 전체 유동인구에 비해 붐빈다거나 사람이 몰리는 인상은 거의 없었다. 백종원 본인도 방송을 통해 방송이후 관심도가 6개월도 못 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 데이터 상으로는 3개월도 이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사람이 몰리는 일부 상점이 있기는 했지만, 해당 업소에만 일부 몰리는 수준이었다. 유동인구가 골목으로 퍼져나가고 지역 상권 전체에 순작용을 일으키는 요소도 찾기 어려웠다. 아쉽기도 하지만 시청률을 목적으로 하는 상업용 방송에게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대명제를 기대했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지는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정리=집코노미
SBS간판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소개 타이틀이다. 2018년 1월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벌써 1년이 지났다. 이대 삼거리 꽃길을 시작으로 최근 청파동 하숙골목까지 총 11개 골목이 방송에 나와 화제를 몰고 다녔다. 어려운 자영업자를 도와주고 골목상권 활성화에 이바지 하고 있다는 평가고 있지만, 과도한 연출이나 출연자들의 태도논란 등도 동시에 구설에 오르고 있다.
기존의 포맷은 온갖 어려움 속에도 솔루션을 도입하는 과정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가 지난 17일 방송된 청파동 하숙골목의 경우 고로케집과 피자집이 결국 솔루션 없이 촬영을 마무리했다. 백종원은 피자집은 솔루션 중단을 선언했고 금수저설, 프렌차이즈설 등 많은 의혹에 휩싸였던 고로케집은 자막으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오는 23일에는 회기동 벽화골목 편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출연자들의 자질이나 마인드 문제는 오히려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9일 청파동 하숙골목 4회차 시청률이 방송 이후 처음으로 10%를 돌파한 10.4%(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방송 이후 가게들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일부에서는 맛이 변하거나 원래대로 돌아갔다는 SNS글도 보이지만, 여전히 장시간 대기해 맛을 보고 올라오는 후기들이 더 많았다. 일부 유튜버들은 식당에서 직접 유튜브 생중계를 실시하기도 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유튜브 생방송 금지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고 한다.
초기 방송을 찾아보면 출연을 위해 백종원이 가게들을 찾아가며 설득하고 일부는 출연을 고사해 보통 4곳씩 지정되는 가게를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정말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방송출연이 곧 대박이라는 공식이 어느덧 자연스럽다. 하지만 프로그램 취지에 맞게 이런 일부 가게들의 활성화가 해당 골목&거리 재생과 활성화에 순영향을 미치고 있을까?혹은 일부에서 나오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나타나고 있지 않나 궁금했다. 이런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첫 번째 방송한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2018년 1~2월 방송)과 충무로 필스트리트(2018년 2~3월 방송), 공덕 소담길(2018년 3~4월 방송) 등 총 3곳을 직접 돌아봤다. 최근 거래된 매물 등을 통해 골목의 변화 등을 살펴보았다. 3곳을 특정한 이유는 상업용 부동산 특징상 단기매매가 쉽지 않은 만큼 방송 이후 최소 7~8개월이 지난 지역으로 한정했다.
◆벌써 1년…첫 번째 골목 이화여대 꽃길은?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은 이화여대 인근 골목길에 일본라멘, 메일소바, 백반집, 수제버거 집 등 4곳이 솔루션을 받았다. 방송 이후 가장 오랜 시간이 지났던 거리인 만큼 변화도 가장 컸다. 목요일 점심 이후 방문했을 때 일본라멘 집은 정기 휴일이었다. 나머지 집들도 웨이팅이나 대기 줄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점심 시간대가 아님에도 두세 테이블 정도 손님은 있었다.
삼거리 꽃길이 위치한 블록 내 방송이후 거래된 물건은 총 4건이었다. 백반집이 위치해 있던 건물은 작년 4월께 10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매입자는 인접해 있는 대로변 필지 소유자로 현재 두 필지를 합해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백반집은 두 블록 위쪽으로 이전한 상태였다. 매입자는 앞서 대로변 필지 중 절반을 2016년에 토지기준 3.3㎡당 4100만원에, 나머지 지분을 2017년에 4300만원대에 매입했다. 방송이 나온 이후 해당 백반집을 토지기준 3.3㎡당 4800만원에 인수했다. 1년의 차이가 있지만 이면 골목이 대로변에 비해 3.3㎡당 500만원 이상 높게 매입한 셈이다. 방송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대로변 필지와 연결해 면적을 키우고 건물을 신축해 가치를 올리려는 투자로 보인다.
◆방송 이후, 이화여대 꽃길 부근 거래 늘고 건물가 '상승'
꽃길이 시작하는 대로변 코너 건물은 방송이 진행되는 도중인 2월 50억원에 매각됐다. 토지기준 3.3㎡당 9999만원이나,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건물 면적으로 살펴보면 3.3㎡당 4138만원에 거래됐다. 이화여대로 올라가는 대로를 끼고 있는 코너 건물이라 상대적으로 거래 가격이 높았다.
일본라면집 골목 첫 번째 건물이 지난 3월에 16억원에 매각됐다. 토지 기준 3.3㎡당 7014만원, 건물 기준 3.3㎡당 4466만원에 거래됐다. 백반집 대각선 건너편 건물도 가장 최근인 2019년 1월에 41억5000만원에 팔렸다. 토지기준 3.3㎡당 6221만원이며 건물기준 3.3㎡당 3086만원이다. 대로변이 좁은 세장장방형 건물로 중국집, 일식집, 미용실 등이 입점해 있다. 방송직후 지난 1월까지 대현동의 업무상업시설 및 상업시설로 이용하는 단독주택의 거래건수는 총 11건이었다. 이 중에 4건이 삼거리 꽃길 블록에서 발생했다. 방송을 통한 홍보 효과가 매각에 도움이 되었을 걸로 추정된다. 특히 11건 중 최고가 상위 2건이 다 해당 골목 물건이고, 지역 상권이 침체하고 있음에도 과거 거래가에 비해 상승한 가격에 매각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시청자들이 우려했던 점이 현실이 되고 있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장사 잘 돼 봤자 건물주들만 배불리게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골목식당 활성화 → 손님 유입 → 우량 임차인으로 변신 → 건물가치 상승 → 높은 가격에 매각 → 새 건물주의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점이다. 물론 제작진들은 이를 의식해 해명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 지적에 대해 "일부 출연 식당들은 방송 이후 업종 변경 등을 겪기도 하지만, 이는 방송 이후에 사장님들이 솔루션을 어떻게 적용시키고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또 이후의 상권 특성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며 "<골목식당> 방송 이후의 효과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것은 이런 특성과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이화여대 상권은 다소 침체된 상권이라는 평가가 있다보니 건물 거래도 뜸했던 지역이었다"며 "지난 1년간 거래량도 늘고 가격도 상승한 점은 방송효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막장 드라마의 시작, 잔치국수 집이 있던 필스트리트
방송됐던 모든 골목들의 시세가 오른 것만은 아니다. 충무로 필스트리트는 건물의 거래도 손님도 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충무로 필스트리트 편은 충무로역 뒤편 필 빌딩 및 필동경로당 뒤쪽 좁은 골목길을 배경으로 멸치국수, 떡볶이, 스테이크 3곳이 솔루션을 받았다. 특히 멸치국수 집의 경우 태도 논란 등으로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오르면서 프로그램 인지도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1월 중순 평일 점심시간 전후로 해당 지역을 방문했다. 3곳 모두 아직까지는 방송 당시 위치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멸치국수 집과 함박스테이크를 주 메뉴로 하는 스테이크 집은 입장 대기 줄까지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시간에 재방문한 결과 2~3테이블 손님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원할 경우 대기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방송 이후 필스트리트 골목 내 부동산의 매매는 없었다. 골목이 좁은 편이며 방송에 나온 식당 이외에 특별한 유입 요소가 없어 향후 특별한 상권으로 기대하기 힘들 점들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생각보다 필지들이 크고 가격이 높았다. 마땅히 매입할 물건도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송 초반 콘셉트 중 하나인 리뉴얼 오픈 가게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방송 당시 작곡가인 돈 스파이크와 가수 차오루가 운영했던 필동돈차점 자리의 경우 방송이 종료된 지 10개월 지난 현재까지 공실 상태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확인 결과 현재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2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는 상태였다.
필스트리트와 접해 있는 필동2가 73번지 지하1층 지상5층 규모의 건물이 11월 21억7500만원에 거래된 내역은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해당 물건의 경우 2016년 3월 15억2500만원에 거래됐던 물건으로 2년8개월 만에 6억5000만원(43%)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 어른들의 맛, 공덕역 소담길
공덕역 이면에 위치한 소담길은 전형적인 서울시내 오피스 주변 식당 골목이다.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20일까지 총 5회가 방영됐다. 생태집, 김치찌개집, 쭈꾸미집, 라오스 쌀국수 집 등 총 4곳의 상가가 솔루션을 받았다. 기본 요리 실력을 갖추고 있고 점심시간 손님들도 많은 편이라 방송 중 큰 논란거리는 없었다. 메뉴 자체도 젊은 층이 선호하는 메뉴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다른 방송편에 비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 기록을 살펴봐도 화제성은 현저히 떨어졌다. 잔치국수집으로 논란이 됐던 충무로나 첫 번째 런칭으로 관심을 끌었던 이화여대에 비해 검색량이 3분의 1수준에 불과햇다. 검색 기간도 3개월 이상 이어지던 다른 회차에 비해 다소 짧은 편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평일 오후 3시께 방문했을 때는 다른 골목과는 다르게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직장인의 식사시간대가 아닌 이상 골목의 유동인구는 거의 없었다. 해당 점포들을 비롯해 인접한 커피숍 등에도 손님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점심‧저녁 오피스 상권이라는 근본적인 틀을 극복하진 못한 것으로 보였다.
방송이후 소담길 라인에서 거래된 물건은 총 2건이었다. 특히 김치찌개집 바로 앞 1층 규모 구옥 단독주택(대지 129.2㎡)은 작년 5월에 계약이 이뤄진 이후 6월 등기까지 마쳤다. 최근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 중에 있다. 해당 물건의 거래가격은 12억원으로 3.3㎡당 3065만원 선에서 매입했다.
바로 뒤로 인접한 2층 규모 고기집도 8월 거래가 이뤄져 방송이후 매각 물건으로 추정됐으나 등기부 확인 결과 매매계약 시점은 2016년 6월로 되어 있었다. 가계약 이후 설정됐던 강제경매 및 가압류 등을 말소시키기 위해 다소 시일이 걸렸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물건의 거래가는 21억2500만원으로 토지 기준 3.3㎡당 4039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골목식당·골목상권 효과?…글쎄
백종원의 골목식당 초반을 장식한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 충무로 필스트리트, 공덕동 소담길을 방송이후 1년 만에 돌아보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의 흐름 속에서 이슈를 선도하는 시청률 10%대의 지상파 방송의 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인지, 방송에서 표방하는 골목상권 활성화는 과연 기대만큼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더불어 상권이 살아난다면 부동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도 살펴보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3개 골목 모두 지역 전체 유동인구에 비해 붐빈다거나 사람이 몰리는 인상은 거의 없었다. 백종원 본인도 방송을 통해 방송이후 관심도가 6개월도 못 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 데이터 상으로는 3개월도 이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사람이 몰리는 일부 상점이 있기는 했지만, 해당 업소에만 일부 몰리는 수준이었다. 유동인구가 골목으로 퍼져나가고 지역 상권 전체에 순작용을 일으키는 요소도 찾기 어려웠다. 아쉽기도 하지만 시청률을 목적으로 하는 상업용 방송에게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대명제를 기대했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지는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정리=집코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