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차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차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초기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2차’ ‘신반포4차’가 각각 추진위원회 재구성에 나선다. 올 들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이주비 대출 제한 등 재건축 사업 관련 규제가 잇따르고 있지만 별 동요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각 단지 추진위가 구성되면 그간 표류한 재건축 사업이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원동 한강변에 있는 ‘신반포2차’는 다음달 1일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꾸리기 위해 주민 총회를 연다. 지난달 이미 선거인명부 열람과 추진위원회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 단지는 1978년 준공돼 올해 입주 41년차를 맞았다.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 인가를 받았지만 이후 오랫동안 사업이 지연됐다. 사업 추진 주도권 등을 놓고 주민 갈등이 컸기 때문이다. 추진위원장은 현재 공석 상태라 작년 2월 법원에서 선임한 박양진 변호사가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인근 ‘신반포4차’도 같은 날 추진위 구성을 위한 주민 총회를 연다. 이 단지는 지난 4월에도 주민총회를 열었으나 추진위원장 선거 결과 1위 후보를 뽑은 표가 정족수를 넘지 못해 추진위 구성이 불발됐다. 이 단지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지난 선거에선 후보 세 명에게 표가 나뉘다 보니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웠지만 이번 선거는 2파전이라 추진위 구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반포4차는 1979년 입주해 올해 입주 40년차를 맞았다. 10여 년 전부터 재건축 추진위를 설립해 정비사업을 해 왔다. 2016년 주민 93%의 동의를 얻어 조합설립 창립총회를 열었으나 조합설립 인가는 신청하지 못했다. 뉴코아아울렛과의 부지 분할 소송, 예비 조합장 유고 등으로 사업에 제동이 걸려서다.

올 들어 재건축 관련 규제가 많아졌지만 두 단지 주민들 사이에선 일단 재건축 사업을 속개하는 게 낫다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단지인 데다 입지가 좋아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신반포2차는 지상 12층 13개동 1572가구 규모 대단지가 한강변을 따라 넓게 퍼져 있다. 기존 용적률은 195% 수준이다. 신반포4차는 일대 교통 요지에 있다. 서울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터미널 등이 가깝다. 예전 추진위 계획에 따르면 이 단지는 기존 1212가구를 1750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으로 일반분양분이 500가구 이상 나온다.

주민들은 일단 사업 초기 단계를 밟고 이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대응 등을 고민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신반포4차 주민 박모씨는 “지금 추진위를 재구성해도 어차피 관리처분계획을 받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며 “현재 적용 중인 각종 부동산 규제도 시황 등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