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숙원' 구로차량기지, 광명으로 옮긴다
서울시가 준공된 지 40년을 훌쩍 넘긴 구로철도차량기지(사진)를 경기 광명시 노온사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25만3224㎡ 규모의 부지에는 상업·업무시설과 녹지공간이 어우러진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적지 개발에는 총 1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서울 서남권 중심축으로 만들 계획이다.

'13년 숙원' 구로차량기지, 광명으로 옮긴다
◆연내 개발계획 수립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구로구와 구로차량기지 이적에 관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구로차량기지 이적지 활용 구상을 담은 도시관리계획 수립 용역도 구로구와 공동 발주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로차량기지 이적지를 ‘2030 서울플랜’의 가산·대림 광역중심에 포함하면 차량기지 이전 후 개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업 타당성 조사도 통과했기 때문에 올해 안에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총 사업비 9369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적지 용도지역을 현재 준공업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 80% 이상(이적지 매각가 8373억원 이상)으로 변경하면 비용편익(BC)이 0.97로 사업 타당성이 확보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로구 관계자는 “구로차량기지 개발 사업은 부지 매각 대금으로 진행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KDI가 조사한 2016년 말 이후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매각대금과 공사비가 사업 시행단계에선 모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남권 중심축으로 개발

구로차량기지는 1974년 서울 구로구 구로1동 685 일대에 들어섰다. 수도권 인구의 교통 수송 분담과 지하철 1호선 관리가 목적이었다. 이후 도시가 팽창하면서 차량기지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주변 주민들은 소음, 진동, 비산먼지 등 불편을 호소하며 차량기지 이전을 요구해왔다.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2005년이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수도권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할 때 구로차량기지 이전이 포함돼 있었다. 이때는 이전지를 광명 KTX 주박기지 주변으로 검토했다. 이듬해 차량기지 이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BC가 1.0을 받았지만 뜻밖의 장애물을 만났다. 2007년 강남순환고속도로와 광명메모리얼파크 건설계획이 수립되면서 이전부지 부족으로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2009년 새로운 이전지로 광명 노온사동을 선정해 재추진했지만 타당성 조사 재개와 중지를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2016년 말 KDI가 긍정적인 타당성 재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올해 서울시가 팔을 걷고 나서면서 속도가 붙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서남권의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구로차량기지는 활용 가치가 높은 대규모 토지”라며 “작년까지는 구로구가 국토부와 협의하며 추진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서울시도 함께 활용 구상을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철도기본계획을 마련 중이다. 구로차량기지 이전은 철도기본계획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 올 하반기부터는 서울시, 구로구, 국토부, 코레일이 함께 실무협의를 할 방침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오는 8월께 용역 발주한 도시관리계획안이 나오면 주민 공청회와 의견 수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며 “KDI 타당성 조사에선 구로역부터 노온사동 차량기지까지 이어지는 철도 노선에 3개 역을 설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는데 이는 국토부 철도기본계획이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