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과 금융업이 골프단의 두 축
국내 여자골프단을 후원하는 대표적인 두 업종은 금융과 건설이다.지난해 금융권에서는 국민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비씨카드,NH투자증권,새마을금고,미래에셋,BNK금융그룹,AB&A 등이 골프단 후원에 적극적이다.
건설업은 기존의 호반건설,요진건설,문영건설,대방건설,다인건설,마음건설 등이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회장사다. 지난해까지 박주영 지한솔 등을 후원했던 호반건설은 올해 2부투어와 시니어투어 대회를 개최하고 일부 2부투어 선수를 후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정 홍진주 등을 후원하고 있는 대방건설은 지난해 12월 ‘KLPGA 6관왕’ 이정은6와 후원계약을 체결했다.계약기간은 2020년까지 3년이다.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계약금 외 인센티브 등은 KLPGA 최고 대우 후원계약”이라는 게 매니지먼트 회사의 설명이다. 대방건설은 “지금껏 보여준 실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계약을 확정했다. LPGA 진출 등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요진건설은 김보경과 서연경을,문영건설은 안신애 조정민 등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서희건설도 박소현2를 2019년까지 후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분양마케팅·시행업체인 PNS디벨롭먼트와 고급 주방업체인 넥시스 등 건설업 유관업종도 여자골프 후원에 적극적이다.
◆40~50대 골퍼들이 주택 수요층
주택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건설사들이 골프 선수를 후원하는 건 골프 수요층과 주택 타겟층이 비슷하기 때문이다.골프를 즐기는 수요층이 아파트 실질적인 구매층인 40~50대와 맞아 떨어진다는 얘기다. 아파트 단지 내 부대시설로 골프연습장이 빠지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울러 대한민국 여자골프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KLPGA 출신들이 세계 무대에서 뛰기 때문에 이들 선수를 후원하는 건설사도 최고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매출이라는 순위로 서열이 매겨져 있다. 하지만 골프대회에서 성적은 후원사의 모자를 착용한 선수의 기량에 따라 달라진다. 중견업체들이 선수 홍보로 품질과 실력 면에서 최고라는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세련된 스타일의 선수가 쓰는 모자나 의상에 박힌 로고가 골프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건설사들은 대회 전에 VIP를 초청해서 실시하는 프로암대회 개최에도 관심이 높다. 거래업체 등과 후원선수들이 함께 골프를 즐기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남자 아마추어 골퍼와 여자프로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거리가 비슷하기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원포인트레슨을 받으며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김주택 넥스트스포츠 대표는 “방송에서 봐 왔던 선수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기업의 마케팅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 가져오는 마케팅 효과는 선수 후원금의 수십배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장을 갖고 있거나 골프를 좋아하는 건설사 오너들의 성향도 한몫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골프에 관심이 높다 보니 선수 후원 등 골프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는 것이다. 중견 건설업체 임원은 “선수 후원의 경제적인 효과와 더불어 오너의 개인적인 골프사랑이 맞물려 골프 마케팅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