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분양가 5000만원 '훌쩍'…'아파트 부촌'이 바뀐다
3.3㎡당 분양가격이 5000만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 단지가 서울 주요 지역에서 잇따라 나온다. 서울 강남권에선 개포·잠실동, 강북권에선 한남·성수동 등이다. 한남동에선 3.3㎡당 7000만~8000만원, 잠실에선 최고 1억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압구정·대치·반포 중심이던 서울 아파트 부촌(富村)이 다변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남·잠실·성수…초고가 분양 속출

3.3㎡당 분양가 5000만원 '훌쩍'…'아파트 부촌'이 바뀐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초고가 아파트로 분류되는 한남동 ‘한남더힐’, 개포동 ‘디 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내 레지던스(오피스텔), 성수동 ‘서울숲 아크로빌’ 등이 연이어 분양될 예정이다.

먼저 고급 임대주택인 ‘한남더힐’이 다음달 분양전환에 들어간다. 임대기간이 끝난 가구부터 순차적으로 분양될 예정이다. 시행사 한스자람은 이를 위해 감정가격 평가를 의뢰했다. 다음달 일반에 공급될 물량은 200여가구로 추정된다. 분양업계에선 3.3㎡당 분양가격이 평균 7000만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지 전용 244㎡는 지난 1월 79억원에 거래됐다. 3.3㎡당 가격이 7840만원이다.

한남더힐 맞은편 한남외인아파트 부지엔 한남더힐보다 더 높은 가격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이 땅을 6240억원에 사들인 대신증권 자회사 대신F&I 관계자는 “한남더힐을 능가하는 공동주택 단지를 지을 예정”이라며 “분양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올 하반기 선보일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오피스텔) 분양가는 국내 주거시설 사상 최고가 될 전망이다. 롯데는 3.3㎡당 분양가격을 최고 1억원 선으로 정하고 국내외 자산가 및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사전 판촉을 준비 중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로 명명된 이 오피스텔은 223실로 123층짜리 롯데월드타워의 42~71층에 들어선다.

대림산업이 올 4분기께 성수동 서울숲공원 인근에서 분양할 예정인 주상복합아파트 ‘서울숲 아크로빌’도 3.3㎡당 5000만원 이상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아파트 중에선 오는 7월 분양 예정인 개포동 ‘디 에이치 아너힐즈’가 초고가 단지로 꼽힌다. 총 1320가구 중 73가구가 일반분양될 이 아파트 최고 분양가격은 3.3㎡당 5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전해졌다. 재건축조합과 현대건설은 3.3㎡당 평균 분양가도 4000만원대 중반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나온 최고가(평균) 아파트는 지난 1월 선보인 ‘신반포자이’로 3.3㎡당 평균 4290만원이었다.

◆0.1% 수요 vs 고분양가 논란

건설업체들이 초고가 아파트를 잇따라 선보이는 이유는 단독주택이 아닌 공동주택도 고급 단지를 원하는 ‘0.1% 부유층’ 수요가 존재한다는 판단에서다. 건설업계에선 3.3㎡당 5000만원대 아파트의 등장이 서울 부동산시장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처럼 지역과 입지에 따른 가격 차별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구명완 엠디엠 대표는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최고급 품질의 주거시설을 찾는 수요층이 적지 않다”며 “한강과 공원을 끼고 있는 A급 주거지역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가 단지들이 분양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전반적인 내수 경기 부진 속에 주택 가격 상승만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이후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 높은 가격에 분양된 아파트들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