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구조개편이 잇따르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 추후 건설 관련 계열사의 지분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삼우종합건축 인수를 위해 계열사 편입과 물적 분할 등 다양한 인수 방법을 검토 중이다. 설계본부 700여명만 인수하고, 나머지 500여명이 근무 중인 건설사업관리(CM) 분야는 따로 떼어내 CM 전문 기업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등 여러 개의 건설 관련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설계 관련 계열사는 공식적으로 없다.
한국건축가협회장을 지낸 김창수 회장(현 경영고문)과 박승 회장(현 경영고문) 등이 1976년 함께 문을 연 삼우종합건축은 매출 기준으로 국내 1위 설계업체다. 지난해에는 영국 건축 전문지인 ‘빌딩디자인’이 선정한 세계적인 건축업체 순위에서 8위를 기록해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삼우종합건축은 그동안 삼성 관련 건축물 설계를 도맡아 ‘친삼성 설계업체’로 꼽혀왔다. 서울 태평로의 삼성생명 본관을 시작으로 서초동 삼성타운, 삼성미술관 리움, 삼성 서울병원, 제주 신라호텔 등 삼성의 상징적인 건물 설계에 대부분 참여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삼성물산이 시공한 주요 아파트 설계도 대부분 삼우종합건축의 손을 거쳤다.
이석호 공동회장(현 경영고문)과 권대혁 경영전략실장(현 부사장)도 삼성물산 출신이다. 이 같은 관련성 때문에 1999년 삼성의 ‘위장계열사’ 논란이 일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도 받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