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장기 전망은 좋지만 입주 초기 교육시설과 쇼핑 등 정주여건이 얼마나 이른 시간 내 해결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청 이전·혁신도시 분양 잇따라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충남도청이 옮겨간 내포신도시, 남악신도시(전남 무안·전남도청 이전지), 경북도청신도시(명칭 미정) 등에 아파트 분양이 속속 이뤄진다. 올해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와 더불어 지방 분양시장을 이끌 쌍두마차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시각이다.
충남도청이 2012년 말 이전한 내포신도시(충남 홍성군과 예산군)는 최근 1단계(184만㎡) 준공검사를 마친 데 이어 올해부터 2년간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말 80여개 유관단체와 공공기관이 이전을 마무리지었다. 내포신도시에서는 ‘모아엘가’(모아주택산업), ‘경남 아너스빌’(경남기업), ‘중흥S-클래스’ 등이 분양 중이다. 중소형으로 이뤄진 ‘모아엘가’는 신도시 내에서도 학군·생활편의성이 좋은 편이다. 종로엠스쿨과 제휴를 맺어 단지 안에 영어·수학학원이 들어선다. 입주민 자녀는 2년간 무료 수강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경북 예천군 호명면과 안동시 풍천면 일대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에는 총 2조7000억원이 투입돼 행정지식산업도시로 조성된다. 오는 10월 새 청사가 완공되고 유관기관도 줄줄이 이전할 예정이다. 이달 하순 신창건설과 우방이 ‘우방아이유쉘’(798가구)을 신도시에서 처음으로 공급한다. 오는 3월에는 현대산업개발도 482가구 규모의 ‘아이파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9년 전 전남도청이 이전한 남악신도시에서는 시행사인 도휘가 오피스텔 ‘에드가6차’(390실)를 공급 중이다. 전남개발공사는 최근 남악신도시 내 오룡지구 조성 사업을 발주한 상태다.
올해 광주·전남혁신도시에서 6695가구가 공급되고 충북 진천·음성혁신도시에서 1211가구가 나오는 등 혁신도시에서도 1만여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영은 상반기 중 광주·전남혁신도시 B1블록에서 1478가구를 분양하고 B5블록과 B6블록에서 946가구, 1558가구를 내놓는다.
◆정주여건 조기 정착이 관건
도청이전 신도시와 혁신도시는 배후수요가 두터운 게 장점이다. 생활 인프라 확충과 교통시설 개선 등 개발 호재가 많고 인구도 지속적으로 유입된다. 경기도청이 이전 예정인 광교신도시의 경우 초기 분양은 저조했지만 입주 후 아파트값이 2억원 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이우영 신창건설 차장은 “공공기관이 이전하면 유입인구가 증가하고, 교통·상권 등 주거편의시설이 확충돼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치 상승도 뒤따른다”며 “세종시나 혁신도시처럼 도청이전 신도시도 배후수요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도청이전 신도시 등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교육시설과 주거시설 의료시설 문화시설 등 정주여건이 얼마나 빨리 해결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기반 시설이 부실하면 당초 이전을 계획했던 각종 공공기관의 이전 지연이나 철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상가나 교육시설 투자가 꺼려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